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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 정회를 요청하고 있다.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은 찬·반 각 145, 기권 1, 무효 2로 부결됐다. /사진=이동훈 기자 |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93명 중 찬성·반대 각 145표 동수로 부결됐다. 문재인정부 들어 임명동의안의 첫 부결이자 헌정 사상 첫 헌재소장 임명 부결이다.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재석 293명 중 145명이 각각 찬성·반대에 같은 표를 던진 가운데 기권 1표, 무효 2표로 찬성이 출석인원의 과반수인 147석을 넘기지 못해 부결됐다. 지난 6월 8일 인사청문회 종료로부터 95일만에 동의안이 상정됐으나 결국 간발의 차를 넘지 못하고 국회 통과에 실패했다.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헌정 사상 최초다. 지난 1월 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역대 가장 긴 헌재소장 공백 사태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문재인정부 들어 임명동의안 표결이 부결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본회의에는 총 293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20명 전원 참석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5명 불참으로 102명 참석을 기록했고 국민의당도 1명 불참 39명 참석의 높은 출석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바른정당 20명, 정의당 6명과 기타 및 무소속 6명 등 예상 외로 많은 수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메웠다.
당초 민주당과 정의당에다 일부 무소속 등은 찬성표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에서 최소 18~20명 초과의 찬성표가 나와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으나 실제 표결에서는 이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자의 군내 동성애 옹호 발언 등에 따른 종교계의 강력한 반발이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부결이 선언되자 여당인 민주당은 깊은 침묵에 빠졌다.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직권 상정한 정세균 국회의장은 표결 결과 발표와 이후 본회의 진행 과정에서 발언을 이어가면서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표결이 국회법 절차에 맞게 진행되지 못했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반면 야당인 한국당에서는 부결 선언과 함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한국당 의원들은 손바닥을 맞부딪히며 기쁨을 표했고 일부 의원들은 "됐다 됐어!" "이제 탄핵이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실상 부결의 주인공이 된 국민의당도 난색을 표하기는 마찬가지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문재인정부에 대한 비판이 많다"고 말했지만 책임론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실상 다 이긴 게임을 내줬다는 점에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의 책임론도 부각될 전망이다.
국회법 92조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김 후보자에 대한 표결안은 이번 회기 내 다시 상정될 수 없게 됐다. 사실상 김 후보자의 헌재소장 임명은 무산됐다.
한편 국회 부결 소식을 전해들은 청와대는 "상상도 못했다"며 망연자실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오늘 국회서 벌어진 일은 헌정질서를 정략적으로 악용한 가장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석달이 넘도록 (가결을) 기다린 국민들은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가장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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