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위기관리 시험대에…'정중동' 靑 '전술핵 입장 그대로"

[the300](종합)사드배치·전술핵 지지 모두 높아..9·9절 등산은 "일상 유지"


주한 미군들이 10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기지에서 추가 배치된 사드발사대 보강 공사를 하고 있다. 지난 7일 미군은 주민과 단체들의 저지속에서 사드 4기를 추가 반입해 총 6개 발사대, 1개 포대를 성주기지에 임시 배치했다. 2017.9.10/뉴스1
문재인정부의 위기관리력이 북핵 위기를 계기로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북한 핵실험 등 안보위협뿐 아니라 이에 대응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임시배치를 둘러싼 국내외 논란, 전술핵 재배치 요구 등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위기관리 결과에 짧게는 정기국회 기간, 멀리는 문재인정부 전반의 국정동력이 달렸다.

문 대통령은 10일 휴식을 취하며 국정현안들을 점검했다. 공개일정은 없었다. 참모들도 비슷했다.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로 현안점검회의를 가졌다. 특별한 회의가 아니라 일요일의 일상이다. 하지만 내부엔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다. 북한의 위협과 사드 배치를 둘러싼 복잡한 방정식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정기국회 예산·입법 전망, 다음주(18~22일) 문 대통령의 미국 뉴욕 UN총회 참석 외 사드 관련 사안을 무겁게 다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사드 배치를 포함, 관련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여권 핵심부는 사드 논란에 곤혹스러움을 드러냈다. 안보위기 '해법'의 일부로 사드 임시배치를 결단했는데 국내 정치위기의 새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전통적 지지층 일부 이탈 조짐도 보였다. 금요일 밤 예고에 없던 문 대통령의 입장 발표는 이런 국면에 조급함을 느낀 결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8일 밤 9시가 가까운 시간 서면 입장문에서 사드 임시배치는 "현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라 규정했다. 사드장비 진입 과정에 대해 "부상당하거나 정신적인 상처를 입은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빌며 적절한 위로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고조되는 북한 위협에 대해 방어능력을 높이지 않을 수 없고 사드가 그 유력한 방안이라는 판단이다.

대통령 메시지 발표 타이밍은 많은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하기 어려운 시간대다. 게다가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8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일종의 간접 메시지를 전한 이후다. 그만큼 급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타이밍을 생각했다면 대통령이 그 시간에 입장을 냈겠느냐"며 "'계산'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는 진정성을 봐 달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일단 사드배치에 찬성여론이 높게 나온 데 안도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8~9일 양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4명을 대상 전화면접 여론조사를 실시, 10일 공표한 데선 사드 4기 추가 임시배치 지시를 잘했다는 평가가 79.7%다.(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www.nesdc.go.kr)

그렇다고 문 대통령의 메시지 한 번으로 사드 논란이 누그러질지는 불확실하다. 사드는 한반도 주변국 모두의 이해관계가 걸린 외교·안보 사안이다. 국내적으론 '100일' 허니문 기간이 끝났고 야권은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청와대가 거듭 일축했지만 전술핵 재배치 요구도 고조됐다. 한국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보낼 서한을 쓰고, 의원단도 파견할 계획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전술핵 반입을 검토한 바 없다"며 "전술핵 도입시 우리의 북한 비핵화 주장 명분이 상실되지 않느냐. 동북아 전체로 핵무장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국내적으론 문 대통령 메시지의 영향 등을 주목하고 밖으로는 11일 표결을 시도하는 UN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결의안 결과와 국내여론 등이 UN총회서 밝힐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영향을 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정권수립일 9·9절인 전날 북악산을 올랐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무슨 비상대기를 한다는 식으로 비치면 국민이 더 불안하지 않겠느냐"며 "이럴때일수록 대통령이 냉정하고도 일상을 유지한다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등산은 땀 흘리며 잠시나마 고민을 잊는 방법이기도 했을 것이다. 문 대통령 최측근인 김경수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라고 100% 다 잘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대통령을 그동안 신뢰해 왔다면 '지금 왜 저런 행보를 할까' 한번만 더 생각해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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