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캠프 출신 학자만 1000명, 국책연구원장 놓고 경쟁 치열

[the300]경인사연 소속 18명 연구원장 임기 남았지만..."능력없는 낙하산 연구원장 문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5월10일. 문 대통령은 1호 업무지시를 통해 일자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문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이용섭 부위원장과 더불어 각 부처 장관들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위원으로 참여했다.

 

 

방 원장은 일자리위원회 회의에 계속 참석, 문 정부 일자리정책에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하지만 회의가 거듭될수록 불편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까지 역임했고 곧바로 고용노동 정책에 관여하는 연구원장을 맡은 탓에 외부 시선이 따가웠다. 방 원장은 결국 최근 사표를 냈다.

 

정부 관계자는 “새 정부 사람들이 전임 정부에서 장관까지 지낸 방 원장을 좋게 대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방 원장도 직간접적인 사퇴 압박으로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인사연 임기남은 연구원장 18명 거취는…= 국책연구원들은 최근 방 원장 사퇴와 더불어 국무총리실의 김준영 경제인문사회연구회(경인사연) 이사장 감사에 주목한다. 정권 차원에서 연구원장 교체 신호탄이란 이유에서다. 정치권 안팎에선 더불어민주당이 공공기관장 교체 작업과 함께 연구원장 교체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다음달 진행되는 국정감사에서 경인사연 소속 26개 기관 감사가 끝나면 사퇴하는 연구원장들이 속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26개 기관 중 공석 3곳을 제외한 23개 중 올해 연구원장 임기가 끝나는 곳은 5곳이다.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과 박광국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이 이번달 임기가 끝난다. 우남희 육아정책연구소장과 이창운 한국교통연구원장은 다음달, 이용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은 오는 11월 임기를 마친다.

 

문제는 김준경 한국개발연구(KDI) 원장 등 임기가 많이 남은 18명의 연구원장들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임명된 김준경 원장은 한차례 연임에 성공, 2019년 5월까지 원장직을 맡는다. 또 김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2018년 6월), 정윤수 한국행정연구원장(2018년 11월),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2019년 6월), 유병규 산업연구원장(2019년 5월), 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장(2019년 1월), 김대희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2020년 3월) 등은 임기가 아직 많이 남았다.

 

정치권에선 총리실이 최근 김준영 경인사연 이사장을 감사한 것처럼 임기가 남은 연구원장들에 대한 압박에 나설 경우, 국감 전이라도 자진 사퇴하는 연구원장들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연구원장들은 일반 공공기관장과 달리 연구만 한 학자출신들이 많기 때문에 명예를 중요시한다"며 "정치적 압박이 가해지면 미련없이 자리를 그만두는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文캠프 학자 출신 문전성시…“전문성 최우선해야”= 문 대통령이 대선때 꾸린 캠프엔 줄잡아 1000여명의 교수 및 학자들이 참여했다. 2016년 10월 창립한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과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등 외곽 조직에 몸을 담았다.

 

이들 가운데 이미 현 정부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이 적잖다.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는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조윤제 서강대 교수는 주미대사,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았다. 이밖에 김수현 세종대 교수는 청와대 사회수석, 백운규 한양대 교수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능후 경기대 교수는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들처럼 청와대나 내각에 들어가지 못한 교수들은 연구원장 자리를 노리고 경쟁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경인사연 뿐만 아니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 25개 연구원 등 국내 연구원 100여개가 대상이다. 이러다보니 정권 차원에서 연구원장들의 사퇴를 압박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문제는 역시 전문성이다. 각 연구기관 성격에 맞는 전문가가 임명돼야 하는데, 논공행상 차원에서 아무나 앉히는 게 문제다. 국책연구기관 소속 한 박사는 "국책연구원은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곳”며 "전문성이 생명인 자리에 능력없는 인사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면 그 기관의 생명은 끝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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