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국회 상임위원장 사용설명서-유성엽 교문위원장

[the300]종합

'극한직업' 맡아 "격동의 1년"…"문화예술 꽃피워 즐거운 나라 만들것"


"사퇴하세요, 사퇴하세요!" (이은재 당시 새누리당 의원)

 

지난해 8월 마지막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회의장에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갔다. "교문위원장은 사퇴하라"는 당시 여당(새누리당) 의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문화계 ‘블랙 리스트’ 문제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청문회가 열리던 중이었다.

 

이달로 취임 1년 3개월차를 맞이한 유성엽 교문위원장이 딱 1년쯤 전 겪은 일이다. 지난해 6월 교문위원장으로 취임한 유 위원장은 임기 초반부터 ‘최순실 게이트’와 맞닥뜨렸다.

 

취임 4개월차에 맞이한 국정감사에서 그가 주재하는 교문위는 박근혜 정부 비리의 진상 규명을 위한 핵심 상임위였다. K스포츠재단·미르재단 등 문화 체육계의 적폐를 캐내려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등 구 야권과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의 방어전에 매번 난장판이 연출됐다.

 

오죽하면 지난해 국감 기간에는 "정말 교문위원장으로서 국정감사를 못해먹겠다, 정부 여당의 국정감사 방해로, 또 정부여당의 국정감사 무력화로 정말 못해 먹겠다"고 대놓고 한탄한 적까지 있었다.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 300)을 만난 유 위원장은 지난 한 해를 "격동의 1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에도 교문위는 항상 긴장과 갈등이 상존했고 '불량 상임위'로 악명이 높았다"며 "파탄지경에 이른 국정을 정상화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새 길 새로운 세상' 찾아나선 정치…"'제3의 길' 국민의당 3년 후에도 희망 있어"

 

유 위원장의 의원회관 사무실에는 '새 길 새로운 세상'이라고 적힌 서예 액자가 놓여 있다. 그의 좌우명이다. 유 위원장은 "'새 길'은 제가 앞으로 가야 할 길, '새로운 세상'은 제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사회"라며 "정치인으로서 인생을 살기 시작하며 가지게 된 정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좌우명처럼 정치 인생 내내 '새 길'을 찾아 걸어왔다. 정치인으로서 보낸 시간 중 절반 이상은 그의 소속이 신생 정당이거나 무소속이었다. 행정고시 출신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2002년 선출직인 정읍시장에 출마했을 때 그는 이제 막 생긴 정당인 새천년민주당에 소속됐다.

 

처음 여의도 정치를 시작한 18대 총선, 재선을 따낸 19대 총선 모두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렀다. 지난해 3선에 도전하면서도 그는 '새 정치'를 표방하는 새정치민주연합에 갔다가 이내 '제3의 길'을 표방하는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상임위원장으로서도 그는 지난해는 물론 올해도 야당 소속 위원장으로서 정부여당에 '새 길'을 제시해 여야를 중재하는 역할을 해 나가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이라는 제3당의 존재가 국회를 교착상태에 빠지지 않게 했다"며 "대선 패배 이후 조금 어렵지만 '제3의 길'을 지향하며 대한민국의 정치 지형을 새로 짜고 새로운 정치가 작동하는 환경을 제대로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 이후 제보조작 사건 등으로 내홍을 겪은 국민의당 안으로도 '새 길'을 제시하려 직접 나서기도 했다. 지난 5월 원내대표 선거에 후보로 출마해 현 김동철 원내대표와 겨뤘다. 지난달 전당대회를 치르는 과정에서도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안철수 대표에게 대선 패배 책임을 물며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출마를 만류하러 나선 적도 있다.

 

그는 그래도 "국민의당이 내부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고 작지만 단단하게 당을 만들고 국민들에게 제대로 감동 받을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해 제시하면 3년 후 총선에서도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당장 당의 존폐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내년 지방선거에 대해서도 "전체 선출직의 30%를 당선시키면 대성공"이라며 "최악의 경우 (지난 총선 수준인) 20%를 얻을지라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안 대표와 당 내 대표급 중진 의원들이 똘똘 뭉쳐 각각 직접 지방선거에 출마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유 위원장은 "안 대표가 지방선거 때문에 당을 살려내기 위해 나왔다면 본인이 서울시장이든 부산시장이든 출마해야 한다"며 "박지원 전 대표 등 대표급 중진들에게도 결사항전의 자세로 지방선거 출마를 요청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은 교문위원장 임기 1년 "국민 즐거운 나라 만들 것"

 

그는 20대 국회 들어서는 교문위원장을 맡게 돼 상임위 한 곳에 헌신하고 있지만 초선·재선 시절에는 각종 특별위원회에 참여하며 의정 활동에서도 '새 길'을 찾아다녔다. 18대 국회 때에는 연금제도개선특위와 미래전략및과학기술특위 등에 참여했다. 19대 국회에서는 현재의 교문위 활동과도 관련 있는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위 활동도 했다.

 

그는 올해 교문위 국감과 남은 교문위원장 임기 중에도 이제 '새 길', 미래로 향해 나갈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니까 문화 예술 활동을 꽃피워서 품격있는 나라, 국민이 즐거운 나라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콘텐츠 산업과 관광 산업을 잘 진흥시켜 나라 경제를 살려내고 좋은 일자리와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교육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제3당 출신 상임위원장으로서 정부여당에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닌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정부여당이 제출한 예산안을 야당이 더 충실하게 심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예산 심의 조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발의하기도 했다. 예산 항목 중 세항과 세세항에 대해서는 정부 동의를 얻지 않아도 국회 예산 심의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는 "정부여당에 거수기를 해주면 협치하는 것도 국회 본연의 기능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성엽 교문위원장 "수능개편 유예는 당연…교육부 폐지해야"


"우리나라 교육 과제의 최우선 목표는 사교육을 잡는 것입니다"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6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최근 교육부가 절대평가 도입을 골자로 하는 수능개편을 1년 유예하기로 한 것에 대해 "당연한 처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위원장은 "지금 절대평가를 시행하면 변별력을 상실하게 돼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게 되는데 이것만 가지고는 선발이 어렵다는 것이 대학가의 입장"이라며 "또 학부모들은 학생부 전형에 대해 '금수저전형' '불공정전형'이라며 반대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부가 수능절대평가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학생부전형에 대한 공정성과 신뢰회복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 덧붙였다.

 

유 위원장은 "교육문제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하라면 사교육비 부담 경감"이라며 "지방대학 육성도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지역국립대학을 집중 육성하고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중심의 대학서열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교육부 폐지도 재차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국회내 대표적인 '교육부 폐지론자'다.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는 점인데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하는 현행 독임제 행정기관인 교육부가 존재하는 한 교육정책의 일관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해방이후 우리나라 대입제도는 16차례 바뀌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국가교육위원회 등을 설치해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기관을 통해 교육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위원장은 음원수익 배분구조와 게임산업진흥에 대해서도 최근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있다. 정당한 수익배분이 이뤄져야 해당 분야가 발전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유 위원장의 생각이다. 유 위원장은 이와 관련한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유 위원장은 국회의 예산심사권한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최근 팔을 걷어붙였다. 헌법에 각항의 예산 증액을 수반하는 비목을 신설할 때 정부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는데 이 조항을 너무 과도하게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 유 위원장의 설명이다. 

 

"예산항목 구조를 보면 ‘장-관-항-세항-세세항’으로 분류되는데 세항이나 세세항의 비목을 신설할 때도 정부 동의를 받고 있다"며 "'항'의 총액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국회가 증액할 것은 증액하고 감액할 것은 감액하자"는 게 유 위원장이 발의한 결의안의 주요 골자다. 유 위원장은 지난 6일 정세균 국회의장-상임위원장 간담회에서도 이부분을 여야 원내대표가 논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력 건의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유 위원장은 최근 계류법안 처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문체부 블랙리스트' '정유라 특혜입학' 등 첨예한 문제로 여야가 대립하면서 교문위는 탄핵정국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현장이었다. 국정감사에서 최순실 사태 관련 증인을 한명도 채택 못한 것을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꼽을 정도로 탄핵정국은 유 위원장에게 힘든 시절이었다고 한다. 유 위원장은 스스로 "교문위원장을 극한직업"이라고 칭했다.

 

여야간 일부 불협화음은 있지만 새 정부 출범후 정국이 나름의 안정을 찾아가면서 유 위원장은 법안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때 국회 처리 법안이 0건으로 '불량상임위'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여야가 타협점을 찾아가면서 법안처리율이 14%(2017년 상반기)까지 올랐다. 전체 상임위 법안처리율 16% 보다는 낮지만 불량상임위 시절과 비교하면 나름의 성과다.

 

유 위원장은 "이제 새 정부가 출범된 만큼 소모적인 과거지향적 갈등보다 대한민국의 미래 교육 경쟁력을 높이기위해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할 때"라며 "문화·체육·관광 분야도 제대로 육성시켜 국가경제에도 이바지하고 청년일자리 창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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