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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한-러 공동언론발표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월드컵 본선 진출 축하 발언에 밝게 웃고 있다. 2017.09.06.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문재인 대통령은 1박2일 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방문에서 경제적 성과를 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양국 경제협력 확대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고, 연해주 등 극동지역 개발에도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극동지역 개발에 있어 최적의 파트너는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했고, 푸틴 대통령은 "건설적 논의가 이뤄졌다"고 화답했다.
EAEU(유라시아경제연합)와의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추진,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협력플랫폼인 극동이니셔티브 신설, 한국투자기업지원센터 구축 등 5개의 양해각서(MOU) 체결 등이 가시적 성과로 도출됐다. 가스관, 전력망, 한반도종단철도(TKR)와 관련한 기초적 논의도 이뤄지며 훗날 더 큰 규모의 경제협력을 기대할 수도 있게 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에 대해 큰 관심을 표해왔다. 문 대통령은 당선 직후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가졌는데,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축하 전화를 나눈 첫 대통령이었다. 여권의 '러시아통' 송영길 의원을 러시아 특사로 보내 푸틴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한 이후 송 의원을 북방경제협력위원장에 임명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러도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른 취임 4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문 대통령이 얼마나 러시아와의 관계를 중시하는지,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인지는 7일 블라디보스톡 현대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잘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극동지역은 북한과 마주하고 있다. 한반도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갈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며 "그동안 극동개발은 남·북·러 삼각협력을 중심으로 추진되어 왔다. 남·북 협력의 진도가 안 나가면 한·러 협력도 지체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순서를 바꿔야 한다. 한‧러 협력이 먼저이고, 그 자체가 목표"라며 "극동지역을 중심으로 한국과 러시아, 양국의 협력을 확대·강화하는 일은 양국의 번영은 물론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일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는 "한-러가 먼저 (경제협력을) 시작하고 향후 북한도 참여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극동지역의 단순 경제적 가치 뿐만 아니라 대북-통일 정책까지 염두에 두고 러시아와의 관계 설정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이 궁극적으로 강조한 개념은 '한-러 경제협력'이 아니라 '남·북·러 3각협력'이다. 북한과 맞닿은 연해주에서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증폭시키고, 이를 지렛대 삼아 북한과 대화 테이블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이 광역두만개발계획(GTI)의 강화도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동북아 국가들이 극동에서 경제협력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북한도 이에 참여하는 것이 이익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6차 핵실험 이후 '핵보유국'으로 달려가는 속도를 낸 시점에서 이같은 구상이 유효할지 여부는 지켜볼 일이다. 북한에 대해 '최대한도의 압박'을 해, 협상장으로 북한을 끌어낸다는 정부의 구상은,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을 끊어달라"는 문 대통령의 요청을 거부한 후 힘이 빠진 꼴이 됐다.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 수단에 구멍이 뚫린다면, 북한에게 협상 테이블을 강제할 동력도 약화되기 마련이다.
북한 원유공급 중단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중국 역시 움직일 기미가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견지한다"고 밝혔다. "압박만으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푸틴 대통령의 입장과 같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귀국 후 시 주석과 통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원유공급 중단과 관련해 의미있는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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