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흡수통일 아닌 남북 번영하는 경제공동체 추구"

[the300]러시아 언론과 인터뷰 …"평창올림픽에 北 참가 노력할 것"

최경민 기자 | 입력 : 2017.09.05 22:00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을 하루 앞두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TASS) 및 일간 로시스카야 가제타(Rossiskaya Gazeta)와 공동 서면 인터뷰를 갖고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공동체'라는 한반도 평화체제 비전을 설파했다. 북한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추진 등을 언급하면서, 러시아가 우려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경우 북핵 이슈가 없어지면 해결될 문제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5일 서면 인터뷰에서 " 한반도 문제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오직 평화"라며 "두 번 다시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체제를 붕괴시키거나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가운데, 북핵문제 해결을 추구하면서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공동체를 만들고자 한다"며 "이는 러시아 극동지역 발전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비핵화만이 자신의 안보를 지키고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지금이라도 깨닫고, 핵과 미사일 개발계획을 즉시 중단하고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제시한 대화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며 "답답하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실현을 위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됐지만,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통해 해빙무드를 연출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이 북한도 함께 참여하는 '평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해 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우려하는 사드는 '북핵 대비용'임을 분명히했다. 문 대통령의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능력이 과거와 다른 수준으로 발전되고 있는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한국의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북한의 증대되는 핵·미사일 위협을 머리에 이고 사는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의 안위를 지키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러시아와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사드와 관련한) 상호 이해를 높여나갈 것"이라며 "분명하게 말씀드릴 것은 사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배치하는 것인 만큼, 북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비록 상황이 좋지 않지만 한반도 평화를 공고히 하고, 세계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기여하고 싶다"며 "한국이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의 이름이 아니라, 지구상에서 분단을 없앤 통합과 평화의 이름이 되는데 초석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또 "내 다음 누군가는 통일한국의 대통령이 되어, 오늘처럼 러시아에도 오고 전 세계를 다니며 평화를 만드는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내 임기 동안에 그러한 시대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기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초청으로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6일 이른아침 블라디보스톡행 비행기에 오른다. 첫날인 6일 푸틴 대통령과 한·러 정상회담, 칼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과 한·몽골 정상회담을 잇따라 갖는다. 이튿날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이 진행된다. 문 대통령의 귀국은 7일 오후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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