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핵개발' 의심에 시작된 미사일 지침

[the300][런치리포트-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③

해당 기사는 2017-09-06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한미 미사일 지침은 우리나라 지대지 미사일의 사거리와 탄두중량을 제한하는 양국 합의사항이다. 1979년에 처음 국방장관 서한 형태로 마련됐고 '지침'으로는 1980년대 이후 통용됐다. 지금까지 2차례(2001년, 2012년) 개정됐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이 3차 개정에 합의했다.

이 지침의 탄생은 한미 군사안보관계와 밀접하게 물린다. 미국 카터정부가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하자 박정희정부는 1978년 한국에 배치됐던 미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의 국산화(백곰사업)를 비밀리에 추진한다. 미국이 제동을 걸었다. 한국정부가 핵개발까지 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다. 사거리 180km 이상은 개발하지 않는다는 한국 국방장관의 서한으로 논란은 일단락된다.

전두환정부는 백곰사업을 폐기했지만 아웅산테러(1983년) 등 남북 긴장속에 미사일 개발을 재개, 현무를 쏘아 올린다. 이때 사거리 180km, 탄두중량 500kg으로 제한한다는 한미간 약속이 첫 미사일지침이 된다.

이후로도 국내에선 이 제한의 한계를 넓히려는 요구가 계속됐다. 1998년 북한이 대포동 1호 로켓 발사 등 무기고도화를 시도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2001년 한국 미사일 개발한계는 사거리 300km까지 넓어진다. 1차 개정이다. 

현재는 2012년 사거리를 800km까지 넓힌 2차 개정 상태다. 이처럼 지침개정은 사거리 확대에 집중됐다. 탄두중량은 파괴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좀처럼 500kg에서 늘리기 어려웠다. 문재인정부와 트럼프정부는 최근 이걸 1t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통화에서 아예 탄두중량 제한을 해제하는 것으로 한 발 더 나갔다. 1978년부터 따지면 40년만이다.

사거리 제한이 남아있긴 하다. 그러나 탄두중량 제한이 없어지면 사실상 사거리 제한도 풀린다는 해석이 있다. 크고 무거운 탄두를 실어 보내려면 그만큼 로켓 사거리도 늘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사일지침은 별도의 외교문서나 국가조약이 아니어서 구속력은 없다. 한국이 상대국인 미국의 동의를 얻어 개정, 발표하는 방식으로 이행해 왔다. 이에 각서나 선언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지침이라 부른다.


 
  • 300인덱스
  • 청탁금지법ABC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