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도시에 역사적 가치 불어넣겠다"

[the300][300인터뷰]"옛것을 새로운 것으로 만드는 것…전통문화가 문재인정부 핵심 콘텐츠"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기범 기자.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의 전통문화가 자랑스러운 핵심 콘텐츠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발언마다 화젯거리를 만드는 손혜원 의원이지만 이 발언이 크게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100여일 간 적폐청산에 이슈가 집중된 탓이다. 또 손 의원이 주로 거침없는 화법의 주인공으로 인식된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최근 손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최측근 인사이자 문화예술, 특히 전통문화 분야의 전문가라는 점을 동시에 일깨워준 계기가 있다. 바로 김정숙 여사가 국내외 찬사를 한몸에 받은 한복 패션이다. 손 의원은 김 여사의 한복이 '그냥 모시'가 아닌 '한산 모시'라는 점을 콕 찍어 '영부인 패션 코드'를 읽어주면서 호기심을 자아냈다.  

손 의원은 당초 더불어민주당의 당명과 로고 등의 변경을 주도한 홍보전문가로 이름을 알렸지만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부터 전통문화 자료 수집과 연구, 공예 작가 발굴과 육성, 해외에 알리는 홍보까지 해내는 문화예술계 대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유명세를 날렸다.

김 여사의 한복 패션을 통해 옛 것을 지키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을 전통문화의 나아갈 길로 제시한 가운데 전통공예 공모전의 확대와 각종 문화재법 정비, 역사적 가치를 접목한 도시재생 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문 대통령이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기자회견을 연 지난 16일 만난 손 의원은 다시 한번 "전통문화가 문재인정부의 핵심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100일을 맞았다. 감회가 남다를텐데 변화가 느껴지는가.
▶저보다 국민들이 더 느낄 것이다. 저는 당연히 이렇게 하실 분이라는 것을 알아서 별로 놀랍지 않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유가족을 따라가 끌어안아준 것이나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손을 잡고 위로해주던 모습은 참 감동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옛날엔 '철의 남자'였는데 눈물이 많아진 것 같다. 또 국민들이 아니라고 하면 본인의 뜻을 내려놓는 모습들, 사드 배치 문제나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거취 등의 결정 과정들도 멋있었다.

-박기영 본부장의 경우 문 대통령과 가까운 손 의원이 직접 자진사퇴를 촉구해 의외였다는 반응도 있다.
▶논란이 제기된 후 문 대통령이 여론동향을 보겠다고 했을 때 대통령 성향상 마음을 비우고 국민의 뜻을 따르려는 모습이었다. 저는 그 다음에 대통령이 지혜로운 결정을 할 것이라고 글을 올린 것이다.

-김정숙 여사가 보여준 영부인의 모습도 연일 화제다. 특히 한복을 소화하는 감각이 남달라 많은 주목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나 김 여사가 워낙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깊다. 굉장히 좋아하기도 하고.

-김 여사는 한복을 겉옷으로 입거나 버선코 모양의 구두를 매치하는 등 실생활 속 현대 패션으로 소화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광복절 경축식 행사 때 김 여사가 한산모시 소재의 트렌치코트를 입은 것이 감동적이었다. 그날 주인공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인데 그분들이 한복을 입고 행사에 참석했다. 만약 김 여사가 한복을 입었으면 할머니들보다 젊기도 하고 그분들보다 튀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복을 입지 않고 대신 우리 소재를 사용한 트렌치코트를 입었다. 할머니들과 어우러질 수 있는 옷을 입은 것이 기가 막혔다.

-손 의원이 그동안 전통문화 속에서 현대적 가치를 찾아내 이를 알리려는 활동과도 맥이 닿아있는 것 같다.
▶2013~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전통공예 전시를 기획했을 때 그 주제를 '컨시스턴시 체인지(consistancy & change)'라고 했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의역한 말이다. 옛 것을 지키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인데 "전통이라고 하지만 모던 중에 초(超) 모던이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통에서 현대를 찾아내는 것이 전통문화가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에 통하는 핵심 콘텐츠가 되는 길이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기범 기자


-전통문화를 대한민국의 핵심 콘텐츠로 만들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문화재 정책이 개발위주의 압축성장을 거치면서 눈에 보이는것이라도, 그것도 겨우 지키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시대의 정신과 삶을 녹여낼수 있는 문화유산 정책이 필요하다. 무형문화재와 문화재 지킴이 등의 처우와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법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남 목포와 순천, 경북 상주, 전북 전주, 서울 마포 등에서 각 지역의 역사적 가치와 정체성을 살리는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시재생은 국토교통부 소관 사업 아닌가.
▶국토부는 돈대고 공사를 하는 것이고 도시재생의 콘텐츠는 문화부에 있다. 도시재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역사성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도시는 '혁시도시'를 꿈꾼다. 서울도 고궁 몇개 남고 다 빌딩이다. 그러나 '법고'가 꽃을 피움으로써 '창신'이 되는 것이고 도시 역시 역사적 가치를 이어갈 수 있을 때 그 지역 사람들이 대를 이어 살아가는 도시가 된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도 그렇지만 문화예술 분야는 정치 권력이 전문성없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역으로 여겨져왔다. 이 분야 전문가인 동시에 현 정부에서 힘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정치인이 있다는 것이 문재인정부에 도움이 될텐데 국회의원을 더이상 안하겠다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
▶문화예술은 경제나 법과 달리 계량이 안되기 때문에 어떤 것이 맞고 틀린 지 판단하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정치 권력이 손대기 쉽고 박근혜정부에서 최순실이 이쪽을 건드린 것도 그런 이유다. 저는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국회의원들이 그동안 못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을 그만둬도 이 일은 계속 할 것이다. 당분간은 정치를 그만둬도 할 일이 많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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