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도 안철수 저격에 가세…"애매모호한 태도가 문제"

[the300]국민의당 대표 후보 첫 토론…대선 패배 책임·극중주의 노선에 鄭·千·李 맹공

김태은 기자 | 입력 : 2017.08.14 16:26

4일 열린 국민의당 당대표 후보자 간 첫 토론회에서 정동영·천정배 후보는 물론 이언주 후보까지 안철수 후보에 대해 맹공을 펼쳤다. 안 후보의 '극중주의' 노선의 모호성과 소통 부족이 주로 도마에 올랐다. 반면 안 후보는 당 혁신의 적임자를 자처하는 한편 '탈(脫) 호남' 공격을 적극 반박하는 데 주력했다.

가장 먼저 안 후보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 논쟁이 벌어졌다. 안 후보가 대선 패배의 책임에도 당 대표로 출마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지방선거에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키기 위해 당을 시스템화해야 한다. 한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화에 의해 움직이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

그러나 정 후보는 "당이 시스템이 아니라 소수 측근에 의해 움직인다는 비판이나 안 후보의 약점이 소통이 안 된다는 지적이 있다"고 재차 안 후보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이어 “(지난 대선 때 당내) 선거대책위원회는 껍데기였다”며 “어디서 누가 움직이는지도 모르고 선거가 치러졌다"면서 사당화 문제를 지적했다. 천 후보 역시 “안 후보가 말한 혁신은 안 후보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잘 할 수 있다며 "안 후보는 최고 지도자로서 책임지고 성찰, 반성한 다음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이 후보가 가세했다. 이 후보는 "안 후보의 진정성은 믿지만 당의 다수가 출마를 반대하는데 이를 설득하고 함께하려는 노력이 너무 부족하다"며 "대표가 되더라도 당을 통합하는 게 중요한데 가능하겠느냐"고 직격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많은 분들과 소통 노력을 하고 있다. 경선과정에서, 경선이후 당선되더라도 지속적으로 할 생각"이라며 “상대는 바깥에 있다. 우리가 힘을 합쳐서 겨우겨우 열심히 해야 내년 지방선거를 돌파할 수 있다. 단합하는데 모든 것 바칠 각오"라고 답했다.

국민의당 최대 지지 기반인 호남 지역을 의식한 공방도 치열하게 펼쳐졌다. 정 후보와 천 후보는 안 후보의 '극중주의' 노선을 비판하면서 대선 과정에서 햇볕정책에 대한 안 후보의 "공과 과가 다 있다"는 발언을 특히 집중 공격했다. 대선 당시 안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을 정면으로 거슬렀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안 후보는 이에 대해 "결국 비핵화를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었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가 "햇볕정책은 북한 퍼주기라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발언에 동의하느냐"고 맹공을 펼쳤으나 "퍼주기란 표현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적극 부인했다.

안 후보는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던 천 후보의 과거 행보를 들먹이며 "탈 호남을 주장하는 분은 천 후보"라면서 자신에게 씌워진 '탈 호남' 프레임을 강하게 반박했다.

안 후보는 "천 후보는 열린우리당 창당 시절 호남에서 표가 떨어져야 영남에서 표를 얻는다고 말했다"면서 역공에 나섰다. 천 후보는 "내가 한 얘기가 아니다"면서 "열린우리당을 만든 것에 대해서는 회한이 많다. 몇년 전 이에 대해 사과한 적도 있다"면서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안 후보와 이념 노선이 가장 비슷하다고 꼽히는 이 후보마저 안 후보의 애매모호한 태도를 지적하며 저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극중주의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은 옳고 틀린 것을 툴리다고 얘기할 수 있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안 후보가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여 지지자들이 헛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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