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정 안경환 조대엽..박기영 文정부 인사 '사퇴' 네번째

[the300]정부 차관급으로 첫번째 자진사퇴..인사·민정라인 책임론도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 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2017.8.10/뉴스1 코리아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이 11일 임명 나흘만에 자진사퇴하면서 문재인정부의 인사가 또 하나의 오점을 기록했다.

박기영 과기혁신본부장은 이날 오후 입장자료를 내고 전격 사퇴했다. 그는 “황우석 교수 연구 조작의 모든 책임이 저에게 쏟아지는 것은 저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일”이라며 “저의 사퇴가 과학기술계의 화합과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에게 큰 실망과 지속적인 논란을 안겨드려 다시 한번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며 “어렵게 만들어진 과학기술혁신본부가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서 과학기술인의 열망을 실현시켜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박수현 대변인이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두 줄짜리 논평을 낸 것으로 입장발표를 대신했다.

박 본부장 사퇴는 청와대가 아닌 정부 부처의 차관급으로는 첫번째 자진사퇴다. 청와대를 포함하면 김기정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에 이어 두 번째다. 장관까지 넓히면 네 번째다. 장관후보자 지명 단계(안경환), 장관후보자 청문회 통과 후(조대엽), 임명돼 근무하던 청와대 참모(김기정)까지 포함해서다. 

차관급 이상 자진사퇴 '흑역사'의 시작은 김기정 전 2차장이다. 그는 연세대 교수 시절 처신에 대한 제보 등 논란 속에 지난 6월 5일 사의를 표명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당시 김기정 2차장에 대해 "업무과중으로 인한 급격한 건강악화와 시중에 도는 구설 등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오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2차장이 임명된지 2주도 되지 않아 사임한 것이다.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후보자 낙마가 뒤를 이었다. 안 후보자가 이른바 '강제결혼' 의혹 속에 지명 닷새만인 6월 16일 밤 전격 사퇴한 반면 조 후보자는 33일을 버텼다. 인사청문회 문턱도 못 밟은 안 후보자와 달리 조 후보자는 청문회까지 마쳤다. 그럼에도 음주운전 등 본인의 신상 오점,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함께 자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악화된 여론을 이기지 못했다. 조 후보자는 7월13일 끝내 자진사퇴했다. 

조 후보자 사퇴는 문 대통령으로선 막힌 정국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 성격도 있었다. '원칙'엔 어긋날 수 있지만 이로써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등 입법에 물꼬를 텄다. 조 후보자와 함께 막판까지 야당의 동의를 얻지 못했던 송영무 국방부장관은 살리면서 내각 구성에 숨통도 틔웠다.

이후 임명직 인사 낙마는 더 없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박기영 본부장이 2005년 황우석 사태 관련 자격논란에 휘말리며 물러났다. 취임 백일(8월17일)이 다가오는 문 대통령에겐 다시 한 번 인사 실패 기록이 됐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추천위와 조현옥 인사수석의 역할, 인사추천에 검증과 청와대 내부 '야당' 역할을 해야 하는 조국 민정수석 라인의 책임론도 불가피하게 뒤따를 전망이다. 황우석 사태 논란을 비롯, 다른 곳도 아닌 과학기술계에서 박 본부장을 이 정도로 강력 반대하리란 점을 면밀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부분이다.

아울러 연 20조원에 이르는 국가 R&D(연구개발) 예산배분을 관장하는 과기혁신본부장 인선을 새로 해야 한다. 전날(10일) 청와대는 "박기영 본부장은 참여정부 때 과기부총리제와 과기혁신본부 신설 구상을 주도한 주역 중 한 명"이라며 "그래서 그의 과가 적지 않지만 과기혁신본부에 적임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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