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의원 입각불패'…김영주, 청문회 넘어 여성 최초 노동장관(종합)

[the300]11일 인사청문회 순조롭게 마쳐, 경과보고서 적격 채택…"최저임금 준수 강제조항 만들어야"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농구스타, 은행원, 노조 활동가 등 변신을 거듭해 현역 3선 의원에서 입각을 앞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의 문턱을 넘어섰다. 최초의 여성 고용노동부 장관이자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는 문재인정부의 고용노동 정책 수장이 됐으며 현역 의원 입각 불패도 이어갔다.

◇"최저임금 위반,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최저임금 인상 등 문재인정부 공약 이행 방안을 제시했다. 김 후보자는 "최저임금 현실화는 일자리 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한 강제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많이 배상하는 제도다.

또 여성들의 '유리천장'을 없애기 위해 공무원 등 공공부문부터 여성승진할당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국회와 논의하고, 남녀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기업임금분포공시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시제에 성별에 대한 정보도 포함시켜 여성들도 능력이 있으면 승진하는 제도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인 김 후보자는 여당 의원들의 '엄호'를 받으며 현안에 대한 대응 계획과 주요 정책, 정책 철학 등을 차분히 설명했다. 야당 의원들의 자녀 재산 급증 의혹 추궁에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증여세 탈루 의혹에 대해서도 "다 납부하겠다"고 말했고, 청문회 도중에 실제로 납부를 마쳤다.

그는 의원들 질의에 대책 마련을 약속하는 등 적극적으로 답변했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대상 기관들 중 정부 정책에 도발하는 기관도 있다"고 지적하자 "해당 정책 때문에 희생되는 비정규직이 없도록 잘 살펴보겠다"며 "500여 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컨설팅팀을 꾸려 방안 마련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또 후진적인 과로사 인정 기준 지적에는 "장관이 되면 고용노동부가 적극적으로 문제에 임하겠다"며 기준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쉬운 해고'를 가능케 한다고 지적받아온 일반해고 허용과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 등 '양대 지침'은 다음달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주당 최대 52시간 근로시간 준수 위한 법개정 △노동행정 인프라 확충 △산업 재해에 대한 원청 및 사업주 책임 강화 △상시·지속 업무 및 생명·안전 분야 정규직 고용 원칙화 등의 정책 추진 계획을 밝혔다.

또 △'MBC 블랙리스트' 문제 불법 적발시 고소·고발 조치 △근로자 자살한 마사회 특별근로감독 착수 △노동조합 미가입 근로자 지원 노동회의소 설립 △고용노동부 일반·전임 상담원 통합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안전보건 진단보고서 공개 등 현안에 대한 대응책 추진 의사를 밝혔다. 

◇농구스타서 장관까지 변신 거듭=김 후보자는 지난달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낙마 열흘만에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지명을 받았다. 후보 지명 이후 10여 일만에 열린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마쳤다. 환노위는 이날 인사청문회 뒤 바로 "후보자가 장관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적합하다"는 의견이 담긴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청문회장에 섰던 현역 의원이 낙마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정부 출범 후 현역 의원 출신 김부겸 행정안전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김영춘 해양수산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과 함께 국무위원이 된다. 김 후보자는 문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 취임할 예정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여성장관 비율 30%'도 실현된다. 현재 여성 장관(급)은 강경화 외교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김은경 환경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장관급) 등 5명으로 그가 장관이 되면 현재 18부·5처·17청의 장관급 기관장 19자리 중 6자리를 여성이 맡게 돼 여성 장관 비율은 약 32%가 된다.

한편, 김 후보자는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 19대 총선 때 서울 영등포갑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19대 국회에서 환노위원장을 맡으며 박근혜 정부의 '노동법 개정' 움직임을 저지했다. 지난해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서 당선되며 현역 3선 의원이 됐다.
 
그는 고교시절 무학여고에서 '등번호 14번'의 농구선수로 이름을 날리다 서울신탁은행 실업팀에 들어갔다. '코트 위의 연습벌레'로 유명했던 그는 은퇴 후 은행원으로 변신했다. 처음에는 주판도 다루지 못해 "운동선수가 무슨 일을 하냐"는 편견을 받았지만 이내 '일 잘하는 직원'으로 소문날 만큼 인정을 받았다.
 
그는 일터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을 느끼며 노조 활동에 뛰어들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이루기 위해 18년 동안 거리로 나섰다.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과 1989년 '동일노동 동일임금법' 제정을 일궈냈고 이 과정에서 여성 최초 금융노조 상임 부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당내에서도 전국여성위원장과 전국노동위원장 등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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