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은 과연 다음카카오의 사금고가 될까

[the300][런치리포트]①인터넷은행 은산분리 국회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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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은산분리(은행과 산업 자본의 분리)의 취지는 대기업이 은행을 마치 사(私)금고처럼 악용하는 상황을 막자는 데 있다. 은행법에 따르면 일반 기업(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의결권은 4% 안에서만 행사가 가능하다. 은행은 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거다.

 

은산분리 재검토 주장이 제기된 건 해외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속속 출범하면서부터다. 미국이 시초다. 1990년대 산업자본의 진입을 허용하면서 은행이 분할 소유하거나 2금융권 자회사로 설립하거나 기업, 혹은 합자 구조로 인터넷 은행들이 다수 설립됐다. GM(제너럴모터스) 계열 알리뱅크가 예금은행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게 대표적인 사례다. 자동차금융에 특화된 상품을 속속 내놓으며 시장의 판을 흔들었다.

 

일본도 인터넷은행 설립을 지원하기 위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했다. 2002년부터 종전 5%이던 기업의 보유지분 기준을 20%로 높이고 정부의 승인에 따라 20%를 초과해 보유할 수 있도록 손봤다. 50% 초과도 대주주의 은행건전성 확보 의무를 강화하는 조건부로 허용했다. 여기서 탄생한 게 일본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이 보유한 라쿠텐뱅크 등이다.

 

유럽은 아예 규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적격성 심사를 자주 실시한다. 영국의 경우 10%, 20%, 33%, 50% 지분 초과시마다 적격성 심사를 받게 돼 있다. 영국 테스코은행이 이런 토양에서 출범해 사세를 확장시키고 있다. 독일의 BMW은행도 인터넷은행의 성공사례다. 



두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약칭 카카오뱅크)이 영업을 시작했다.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전 7시부터 계좌 개설을 비롯해 일반인을 상대로 한 은행 영업을 시작했다.

왼쪽부터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유의동 바른정당 의원,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김주원 카카오뱅크 이사회 의장, 이진복 국회정무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
2017.7.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리나라에서도 일반기업이 자금(산업자본)을 투입하는 형태의 인터넷은행 도입이 추진됐지만 2001년과 2008년 두 차례 모두 무산됐다. 주체와 상황은 달랐지만 결국 은산분리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는 게 공통점이다.

 

2001년에는 롯데, SK 등 대기업이 벤처기업과 공동으로 설립을 추진했지만 대기업 중심으로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추진된다는 점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일며 결국 무산됐다. 2008년에도 인터넷은행을 설립토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은산분리 규제완화 시도에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논의가 중단됐다.

 

2월 케이뱅크가, 8월 카카오뱅크가 출범했다. 카카오뱅크는 특히 출범 초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 은행권의 금리 카르텔을 흔들고 있다는 평이다. 하지만 은산분리 문제는 여전히 걸림돌이다. 국회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집권여당 내에서도 의견 통일이 안 된다. "은산분리 완화만이 인터넷은행 육성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식의 접근은 시각 자체가 잘못됐다"는 주장과 "규제를 풀지 않고서는 기존 은행의 영향력만 더 확대시켜줄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은산분리 원칙이 존속될 경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증자를 할 수 없다. 산업자본이 증자에 참여하면 지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출이 늘어나면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을 맞춰야 하는데 증자를 못하면 이를 맞출 수 없다. 규모가 큰 대출은 취급할 수 없는 반쪽짜리 은행이 된다. 결국 카카오나 KT가 손을 떼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여기서 나온다. 인터넷은행과 사금고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인터넷은행에서 은산분리 규제가 흔들리면 대기업이 은행 소유 움직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특례를 만드는데 대해서도 우려가 읽힌다. 한 야당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든 케이뱅크든 그냥 은행일 뿐이고, 여신 한도로 열풍이 불고 있지만 기존 은행과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소비자가 판단한다면 거기서 끝"이라고 말했다. 

 

은산분리 등 지엽적 제도를 손보기보다 기본적인 금융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야당 관계자는 "온라인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비대면거래가 80%인 상황에서 은행이 지금처럼 점포를 유지하는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은행업에 대한 근본적인 구조조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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