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업무 카톡' 금지, 법으로 명시될 수 있을까

[the300]관련 법안 잇따라 발의…현실 집행가능성 여전히 물음표

퇴근 후 카톡금지법 관련 삽화.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최근 비슷한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 두 개가 연이어 발의됐다. 퇴근 후 '업무 카톡'을 금지하는 소위 '퇴근 후 카톡 금지법'이다. 법안 발의로 관련 이슈가 떠오르는 상황이지만 실제 법안 논의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많다.

 

국민의당의 이용호 의원과 손금주 의원은 지난 4일과 7일 근로시간 외 시간에 카톡 등을 통한 업무지시 금지를 골자로 한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추가로 이 의원은 업무 지시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이를 연장근로로 보고 통상임금의 절반 이상을 가산해 지급하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 손 의원의 법안엔 취업규칙 작성 때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업무지시를 포함하는 내용을 넣었다.

 

지난해 6월 두 법안의 원론적인 근거를 담은 법안이 제안된 바 있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법으로 보장해줘야 한다"며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신 의원은 "근로시간 외 시간에 각종 통신수단을 이용해 업무지시를 내리는 등 근로자의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 신설을 시도했다.

 

현재 신 의원의 법안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회부돼 계류 중이다. 논의 테이블에 오르진 못했지만 법안 발의만으로도 파장이 적잖았다. 정부도 즉각 반응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6월30일부로 "일·가정 양립 조직문화를 만든다"는 취지로 '근무시간 외 응답문자 캠페인'을 시작했다. 근무시간 외에 업무와 관련된 연락이 왔을 때 개인차원 거부가 아닌 기관차원의 공동 응답 방법을 개발·활용하자는 것이었다.

 

이후 일부 민간기업 등에서도 근무시간 외 카톡이 금지되는 변화가 일어났다.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도 퇴근 후 카톡을 통한 업무지시 근절 대책 마련을 공약했다. 아울러 지난달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근로시간 외 업무지시 금지가 과제로 담겼다.

 

다만 정부 초기인 만큼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정부가 퇴근 후 카톡 업무지시를 근로 감독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도 정부는 "다양한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나 지침 마련, 근로감독 여부 등 구체적인 대안은 확정된 바 없고 검토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정치권은 법안 발의를 통해 '근로자의 퇴근 후 사생활'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정부, 민간 등을 통해 확산되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의 분위기를 법문으로 만드는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하지만 국회는 여전히 해당 법안의 '현실 집행가능성'에 물음표를 품고 있다. 환노위는 신 의원의 법안을 검토한 보고서에서 "업무시간 외라도 긴급한 연락이 필요한 경우가 있고, 업종 별로 여건 차이가 크기 때문에 법률로 일괄 금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환노위 소속 의원실의 관계자들도 "우리부터 '퇴근 후 카톡금지법'을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고개를 젓는다. 환노위가 해결해야 할 숙제들도 문제다. 관련 논의 가능성에 대해 또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다가올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근로시간 특례업종 축소 문제 등으로 인해 당장 제대로 된 논의에 들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300인덱스
  • 청탁금지법ABC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