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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7년 세법개정 당정협의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민주당과 기획재정부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세법개정 관련 당정협의를 열고 '2000억원 초과 초대기업 법인세율 25%, 5억원 초과 소득자 소득세율 42%' 증세론을 다음달 초 발표될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여당의 급습, 수면 위 떠오른 '증세론'
증세론은 지난 20일 당정청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때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증세론을 주장했다.
증세안이 대선 공약에 담기긴 했지만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거론되지 않아 본격 추진이 미뤄지는듯한 분위기였다. 예상치 못한 시기에 여당이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청와대가 곧바로 지원했다. 회의 이틀째인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증세 대상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에 한정될 것"이라며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화력을 모았다. '명예과세', '사랑과세', '핀셋증세, '착한과세' 등 증세안 이름짓기 퍼레이드를 벌이며 여론전을 펼쳤다.
24일 열린 당정협의에선 당 차원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법인세 정상화와 초고소득자 증세 등 조세 개편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며 "보수정권 시기 왜곡된 조세형평성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당 지도부는 증세론이 나온 20일 이후 열린 당내 최고위원회의, 원내대책회의 등 대부분 행사에서 증세안의 당위성을 반복·강조했다.
◇입장 바꾼 기재부, 증세안 공감대 형성
기재부가 당초 계획한 이번 세법개정안에 명목세율 인상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기재부는 지난 9일까지만해도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 명목세율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입장이 달라졌다. 당정은 25일 오후 증세 방안에 합의했다. 여당에서 나온 '증세안'이 의원입법 형태가 아니라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되는 셈이다.
초대기업 기준인 과표구간도 당초 여당이 제시한 '2000억원 초과'부터 인상된 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정부는 당초 과표 '3000억원 초과' 입장을 견지했지만 여당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한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도 여당의 증세안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반대 의견을 주장하기가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야당 동의 없이는 국회 통과 '불가'
청와대와 여당, 정부까지는 일단 증세안에 공감했다. 남은건 국회 문턱. 증세안이 포함된 세법개정안이 내년부터 적용되기 위해서는 올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민주당은 일단 야당 설득에 자신감을 보인다. 국민의당, 바른정당도 지난 대선 때 증세를 공약했다는 이유에서다. 추가경정예산 처리 때처럼 이들과 뜻을 모은다는 계획도 있다.
민주당이 확보한 국회 의석은 120석뿐이다. 증세에 찬성하는 정의당 소속 의원 6명과 무소속 의원 4명을 합쳐도 130명에 불과하다.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과반의석 150명에 20명 모자란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선 증세 찬성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두 야당은 증세 추진이 성급한 것 아니냐며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자청하려는 두 야당과 '기브앤테이크'를 하려면 뭔가 민주당이 양보해야하는 상황이 생길수도 있다"며 "당정청이 증세론을 합의했다고 해도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정부 9년간 법인세 인하 기조를 유지했다. 이번 정부 들어서도 '증세 반대'가 원칙이다. 여당은 지난 추가경정예산 국회 처리에서도 한국당의 반대로 애를 먹었다.
한국당이 또다시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높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세법개정안을 다루는 기획재정위원회와 조세소위원회 위원장을 각각 맡고 있다. 위원장 재량에 따라 법안을 상정하지 않거나 회의를 아예 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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