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첫 주미대사는 한미동맹의 선봉자이자 새 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을 드러내는 '얼굴'로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역대 첫 주미대사로는 주로 풍부한 대미(對美) 경험을 가진 거물급 인사가 기용됐으며 북핵 위기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당시 직면한 이슈도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이홍구 전 총리를 첫 주미대사로 내정했다. 한승수 전 대사 등이 주미대사를 지낸 후 총리직을 수행한 적은 있지만 총리를 지낸 거물급을 주미대사로 발탁한 것은 처음이었다.
김영삼 정부에서 국무총리와 집권여당 대표를 지냈고 당시 신한국당 상임고문이었던 이 전 대사의 발탁은 당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신한국당 고문이었던 이수성 전 총리를 민주평통수석부의장에 내정하며 정부에 합류한 것과 맞물려 정계개편 등 국내정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2년3개월간 재임한 그는 외무공무원 정년을 넘겼단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4월 첫 주미대사로 한승주 전 외무장관을 발탁했다. 당시는 2002년 10월 북한의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개발 의혹이 불거지며 제2차 북핵위기가 고조되던 시점이었다. 외교가 안팎에서 세대교체의 요구가 거셌음에도 정부는 그의 북핵 경륜과 미국 내 풍부한 인맥을 선택했다. 한 전 대사는 1993년 1차 북핵위기 당시 외무장관으로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직접 북핵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는 전 정권에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국무총리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한 한덕수 전 장관을 외교의 간판인 첫 주미대사로 파격 기용했다.
참여정부에서 한미 FTA 특보 등을 지내며 '한미FTA 전도사'로 불린 그를 오바마 대통령 출범 첫 주미대사로 기용함으로써 한미 FTA의 미국 의회 비준 문제를 조기에 수습하자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 취임으로 한미동맹이 부시 정부 때보다 약화될 것을 우려해 총리 출신의 중량급 인사를 기용했다는 평도 나왔다.
박근혜 정부는 첫 주미대사로 통상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직업 외교관 출신의 안호영 전 외교 1차관을 발탁했다. 외무고시 출신으로 2008년 통상교섭조정관을 역임하며 한미FTA 추가협상 등을 수행했으나 북핵라인이나 북미지역 경험이 많은 소위 '미국 통'이 아니란 점에서 의외란 시각이 많았다.
통상적으로 주미대사에 외교장관과 비슷하거나 더 중량감 있는 높은 급의 인사를 보내왔던 점에 비춰도 의외의 인사였다. 일각에선 한미동맹이 안정됐다는 반증이란 평도 나왔다. 안 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이 없으며 북미국 등에서 함께 근무한 바 있는 경기고 선배 윤병세 전 장관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두 차례 북한 핵실험 등 어느 때보다 외교안보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갔으나 박 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주미대사를 교체하지 않았다. 안 대사는 2013년 6월부터 4년 넘게 주미대사직에 있으나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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