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파워피플 사용설명서-백재현 예결위원장

[the300]종합

"첫 추경, 공약실현 뿌리 남기는 성과..고용 인지 예결산제 도입"

백재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사진=이동훈 기자

"솔직히 위기도 여러 번 있었고,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 관련 45일간의 '긴 여정'을 끝낸 백재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예결위원장)의 소회다. 추경안이 예결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지난22일은 그가 예결위원장을 맡은 지 55일째 되는 날이었다. 예결위원장은 나라 살림이 잘 꾸려지도록 조정하고 심의하는 자리다. 정권교체 이후 첫 예결위원장을 맡은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유난히 어려웠다.

 

그는 예결위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핵심인 공공 일자리 창출을 실현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여야를 중재하는 최전방에 서야 했다. 개인적으로는 여당 소속이지만 위원장이기 때문에 여당 입장에서 방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 곳이나 되는 야당의 이견을 조율하는 협상력이 필요했다.

 

백 위원장은 2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 300)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권이 바뀌고 처음 있는 추경이었던 데다 문 대통령이 취임 한 달도 안 돼 추경안을 내놓아 정권을 넘겨준 자유한국당 등으로서는 억울함과 섭섭함 같은 것이 남았던 것 같다"고 협상 과정을 떠올렸다. 그는 "야당이 새 정부의 새로운 사업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고, 대통령 선거 공약과 관련된 예산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한 것 같다"며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실제 야당은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공무원 추가 채용 문제를 놓고 추경 협상 기간 내내 여당과 의견 대립을 이어갔다. 특히 한국당은 여야 3당 간 추경 최종 협상이 이뤄지던 지난 21까지도 중앙직 공무원 채용 숫자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한국당은 전국 초등학교 교실의 미세먼지를 완화하기 위한 예산 90억원에 대해서도 추경안이 예결위 전체회의에 상정되기 직전인 지난 22일 새벽 3시쯤까지 태클을 걸었다. 미세먼지 공약이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 사이트인 '문재인 1번가'에서 가장 호응도가 높았던 내용이다.

 

그는 특히 "이번 추경이 인사청문회와 맞물려 있어서 매번 위기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 인사 문제로 여야가 갈등 국면이던 지난 3일 직접 이 위기를 극복하려 나선 바 있다. 추경안이 국회 도착 후 거의 한 달 동안 계류되자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새 행정부가 바르게 힘껏 일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국회의 책무"라며 야당에 심의 기한을 통보했다.

 

논의 과정에서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7월 임시국회 기한 내 추경안을 통과시키고 대선 공약을 실현할 뿌리를 남겨놓은 것은 성과라고 백 위원장은 자평했다. 그는 "R&D(연구·개발) 사업 예산이나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예산 등이 다소 줄어든 것은 아쉽다"면서도 "어쨌든 뿌리를 남겨놓을 수 있어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 300명 중에 예산결산 업무를 제일 잘 할 수 있다고 할 수는 없어도 나름대로 관련 경험이 많고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국회에도 많은 직책이 있지만 예결위원장이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이었다"고 뒤늦은 취임 소감을 말했다.

 

백 위원장은 내년 5월까지 남은 임기 동안 본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고용인지 예·결산제도'를 예산에 도입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용인지 예·결산제도는 국가 예산을 편성할 때 일자리 증감이나 고용의 질 등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고려한 예산을 짜도록 하는 제도다. 이 역시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하는 문 대통령의 주요 대선공약 중 하나다. 그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재정법 일부개정안'과 '국가회계법 일부개정안'을 지난 5월19일 발의하기도 했다.

 

백 위원장은 "고용 지표에 따라 예·결산을 처리하는 제도는 아직까지 없었다"며 "문재인정부가 일자리 추경을 가장 앞세웠던 정부인 만큼 이제는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다.




흙수저 말단 세무공무원, 11조 추경 협상 중재하기까지


쌀 한 가마가 1600원 하던 시절 쌀 두 가마 값 3800원을 첫 월급으로 받았던 말단 세무공무원은 47년이 지나 11조332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국회 본회의에 올렸다. 후배 공무원 2500명 신규 채용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과정의 여야 갈등도 중재했다.

 

지난 5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 선출된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생 대부분의 시간 동안 나라 살림을 다뤄온 인물이다. 문재인정부 첫 예결위원장인 그에게 '조세·재정 전문가'라는 평가가 따라붙는 이유다.

 

말단 공무원 정치인 되기까지 =그의 정치 인생의 시작은 국세청과 세무사 시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스무살에 국세청 말단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0년 동안 국세청에서 세입을 관리했던 그는 세무사 시험에 합격해 세무사 사무소를 개업하고 30대도 세입 업무를 도맡았다.

 

그의 정치적 지지 기반은 세무사 사무실을 처음 개업했던 경기 광명시다. 백 위윈장이 정치를 시작한 1991년은 우리나라에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해다. 그는 지방자치선거 첫 해 광명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세무사로서 광명 지역 청년회의소(JC)에서 재정 관리를 한 덕을 봤다. 이 힘은 이후 광명시장 재선과 18~20대에 걸친 세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발휘됐다.



의정 활동에서도 나타난 '세무사' 전문성= 백 위원장은 세무사 출신의 전문성을 살리며 의정 활동을 해왔다. 존경하는 인물로 광해군 때 조세 제도를 개혁하고 대동법을 실시한 영의정 이원익을 꼽을 정도다.

 

그는 광명시의원, 경기도의원 등을 하는 동안 지자체 예산을 심의하고 집행하는 일에 나섰다. 특히 광명시장으로 재임한 8년 동안에는 광명시에 경륜장을 유치해 연간 세수 200억원씩 들어오도록 만들어 시 재정을 튼튼히 했다.

 

국회에 입성해서도 그는 기획재정위원회(조세소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등의 상임위원회에서 주로 활동했다. 그는 초선 시절부터 조세특례제한법이나 지방세법, 지방재정세법, 세무사법 등 세법을 다뤄왔다. 19대 국회때 법인세법·소득세법 등을 발의하며 과세표준 구간 확대 노력을 했다. 당 내에서도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 의장 등을 거치며 정책통의 입지를 굳혔다.



조세정의·납세자 편의 우선…'부자감세' 막아내려 분투=그는 조세·재정 전문가로서 조세 정의와 납세자 편의를 위해 노력해왔다. 초선 시절에는 납세자가 전자신고를 할 때 세액공제 해주는 제도를 세무사가 전자신고를 대신해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고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자신고가 정착된 시대에 납세자들이 공평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취지였다. 각 지자체에서 사행성 레저산업에 부과하는 '레저세' 세율을 10%에서 20%로 높이는 지방세법 개정안도 발의한 바 있다.

 

특히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야당 의원으로서 '부자 감세'를 막아내려 분투했다. 2015년 5월에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처럼 법인세를 늘리는 개정안 등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연구·인력 개발비와 고용창출투자에서의 법인세 세액공제 규모를 줄이는 내용이었다.

 

그가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2014년 말, 박근혜정부 여당인 당시 새누리당이 이른바 '서민증세' 비판을 받았던 담뱃세 인상을 포함해 2015년도 본예산안을 통과시키려 하자 대신 세출이 서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당시 그는 지방교부세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해 담뱃값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중 20%를 지방자치단체의 소방안전교부세로 돌리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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