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최저임금 향한 정치권의 시선

[the300]종합

해마다 뜨거운 최저임금 논란…20대 국회 요구는 무엇이었나



7530원과 16.4%. 지난 15일 확정된 2018년 최저임금과 전년 대비 상승률이다.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후 첫 1000원 이상 상승이다.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2007년 이후 11년 만이다. 이에 노사를 막론하고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했다.

 

해마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란은 뜨거웠다. 한쪽이 이득을 얻으면 반대쪽의 이득이 줄어드는 구조로 인식된 탓이다. 불만은 늘 존재했고 올해도 노사 양측에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노동자측은 여전히 최저임금이 물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사용자 측은 영세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복되는 '줄다리기'에 각계는 대책 마련으로 분주하다. 정부는 최저임금이 확정된 직후인 16일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3조원을 들여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보전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최저임금위원회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대 국회에서도 최저임금은 관심사항이다. 개원한지 약 1년 지났을 뿐이지만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라는 이름의 법안이 26건 발의됐다. 19대 국회 전체에서 같은 이름의 법안이 25건 발의됐지만 모두 '임기만료폐기'됐다. 20대 국회 법안들도 현재 모두 '계류중'이다. 

 

20대 국회에 등장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에는 최저임금 금액을 법에 담는 안도 있다. 지난해 8월 송옥주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이 되도록 특례조항을 두고 각 연도 최소인상 기준액을 설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당시 송 의원이 제안한 인상률은 연평균 약 15.62%였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6월 최저임금의 하한선을 전체근로자 평균 통상임금의 50%로 정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2015년 기준 최저임금이 전체근로자 평균 정액급여의 42.4%에 불과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었다. 이밖에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되는 최저임금 이상의 '생활임금' 제도화 등이 최저임금 금액 개선 법안으로 제안됐다.

 

최저임금위원회의 구조를 개선하는 법률도 상당수 발의됐다. '밀실 협상'이란 비판을 받아온 최저임금위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요구가 다수를 이뤘다. 특히 최저임금위의 회의 내용을 공개하자는 취지가 담긴 법안은 5건에 달했다.

 

근로자, 사용자, 공익대표 위원이 각각 9명씩 들어오는 구조의 개선을 담은 법안도 있다. 정부가 추천하는 공익위원의 자격기준을 법에 명시하고 근로자위원 추천주체와 위촉절차를 법으로 규정하는 법안(대표발의 민주당 윤후덕 의원), 공익위원에 청년 3명을 포함하는 법안(민주당 김해영 의원), 공익위원 9명 중 6명을 국회에서 추천하는 법안(민주당 소병훈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또 고용노동부가 설치하는 최저임금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으로 바꾸는 법안(민주당 한정애 의원), 국무총리 소속으로 이관하는 법안(민주당 민병두 의원) 역시 국회에 계류돼있다.

 

이같은 결정구조를 가장 획기적으로 바꾸자고 주장한 이는 현재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우원식 의원이다. 그는 지난해 7월 최저임금 최종 결정을 최저임금위가 아닌 국회에서 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시 노사 간 의견 충돌이 극심했던 위원회가 아닌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국회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자는 것이었다.

 

최저임금 금액, 결정구조를 넘어 집행방식에 대한 개선안을 제안한 경우도 있었다. 박근혜정부는 지난해 6월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을 지급한 사업주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한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에서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로 바꾸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와 유사하게 최저임금 미준수 벌금을 ‘2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로 바꾸는 법안(자유한국당 박찬우 의원)도 등장했다.

 

최저임금이 인상돼도 '사각지대'에 머물러 수혜를 누리지 못할 이들을 위한 법안도 존재한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올해 2월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들에 대해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하는 조항을 삭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같은 취지로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8월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 삭제와 장애인을 고용한 사용자의 요청 등이 있는 경우 최저임금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도록 하려는 조항이 더해진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관련 문제들을 다수 포괄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은 앞서 언급된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개선하는 법안을 각각 지난해 7월과 11월 대표 발의했다. 해마다 뜨거운 논란을 불러온 최저임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들이 이미 국회에 잔뜩 '계류중'인 것이다. 



선거 때마다 '최저임금 인상'?…관건은 이행률


"500만 알바 여러분, 법으로 정한 대한민국 최저시급은 5580원입니다. 이런 시급. 쬐끔 올랐어요. 370원. 이마저도 안주면 히잉~"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한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업체 방송 광고 대사다. 유명 걸그룹이 최저임금 액수를 언급하며 이를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로 주장하는 광고 컨셉에 많은 청년과 아르바이트생들이 환호했다.

 

2015년 탄생한 이 광고의 배경엔 심화된 청년실업·비정규직 문제가 있었다. 시장은 성장하는데 일자리가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됐고 저숙련·저임금의 노동시장만 확대됐다. 노동자 소득이 줄었고 내수시장도 얼어붙었다. 박근혜 정부도 사실상 ‘소득주도 성장론’을 꺼내든 시점이다.


소득과 임금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최저임금 문제도 주목받았다.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2015년과 2016년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안 결정 때는 2012~2014년의 열기보다 1.5배 이상의 관심이 쏠렸다.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 안팎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앞다퉈 최저임금 인상 공약이 나왔다. 2016년 총선 때 4당의 공약에 구체적인 최저임금 수치가 등장했다. 정의당이 '2019년까지 시급 1만원 인상'을 공약하며 최저임금 인상의 최전방에 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2020년 기준으로 시급 1만원 인상'을 공약하면서 '시급 1만원' 시대를 약속했다. 최저임금 논의에서 가장 소극적이던 새누리당도 2020년까지 8000원~9000원으로 인상을 약속했다. 2016년 총선 당시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 7.4%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보수정당으로서는 진일보한 공약이었다는 평가다.



4년전(2012년)에 열린 18대 대선과 19대 총선 때와는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였다. 여당이던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의 공약에는 최저임금 공약이 없거나(총선), 경제성장률 등을 반영하겠다(대선)는 수준으로만 최저임금 공약이 언급됐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진보 정당과 문재인·이정희 후보도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의 5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두루뭉술한 표현에 그쳤다. 구체적인 임금 수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이제 관건은 '이행률'=지난 5월 시행된 19대 대선에서는 모든 후보가 '시급 1만원 시대'를 공약했다. 1만원 도달 시기만 문재인·유승민·심상정 후보 2020년(연평균 15.6% 인상), 안철수·홍준표 후보 2022년(연평균 9.2% 인상)으로 차이를 보였을 뿐이다. 이행을 위한 대책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5명의 후보 모두 최저임금을 지불하는 데 부담이 가는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 지원방안을 제시하고 위반시 사업주 단속·처벌을 강화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이처럼 여야가 한목소리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공약하면서 이제 정치권의 관건은 '얼마로 올리냐'가 아니라 '어떻게 이행할 것이냐'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도 이번 16.4%의 최저임금 인상 결정과 함께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연평균 인상률 7.4%를 상회하는 9%의 인상분에 대해서는 인건비를 지원해 이행을 돕기로 했다. 카드 수수료 인하, 사회보험료 등 경영 또 카드 수수료 인하, 사회보험료 등 경영자금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이행 사업주들에 대한 처벌 등 이행률 재고를 위한 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013년 기준 OECD가 발표한 국내 최저임금 이하 노동자는 14.7%로 20개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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