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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가경정예산안 소위 심사에서 백재현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추경안의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추경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는 17일 오후까지 이틀 연속 논의를 이어가면서 기획재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안전처 등 정부부처별로 추경 예산을 세부 심사했다. 예결위 조정소위는 공무원 충원 예산 80억원이나 공공기관 LED(발광다이오드)등 교체 예산 등 여야의 의견 대립이 심한 부분은 소위 회의 말미로 논의를 미뤄두고 심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까지 논의하면서 여야는 추경 예산안 가운데 교육부 소관으로 편성된 초등학교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 예산은 이번 추경의 목표인 일자리 창출과 관계 없다고 판단하고 전액 삭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야당은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 자체가 실효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실제 학생들의 미세먼지 흡입을 저감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거나 해야지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은 "측정기보다 차라리 스마트폰 앱이 낫고 공기 청정기나 이런 것을 설치하는 게 낫지 않냐"며 "추경이라고 해서 너무 급하게 하다보니 깊은 생각과 조사 없이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하겠다고 한 것이 안일하다"고 일침했다.

여당은 당초 야당의 삭감 요구에 대해 "미세먼지는 전국민의 최고 관심사"라며 삭감을 보류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백재현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중재로 야당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여야는 또 미래부의 ICT(정보통신기술)육성 선도 사업 30억원도 일자리 창출과 연관성이 적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하기로 합의했다.

조정소위 야당 의원들은 문화부의 도서관 자료 구축 사업이나 국가 문헌 디지털화 사업에 편성된 예산에 대해서도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직접적 관계가 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야당은 문화부의 VR(가상현실) 콘텐츠 육성 사업 등에 대해서는 "국회 속기록에 '차은택 예산'이라고 나와서 삭감했는데 다시 추경 요청을 하는 것은 사업 타당성 여부와 관게없이 맞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반면 여야는 지난 16일 충청 지역 침수와 같은 폭우에 대비한 재해형 정비사업이나 급경사지 정비사업 예산 등은 원안대로 통과시키기로 했다.

예결위 조정소위는 다음날 자정 전까지 추경안 세부 심사를 마치고 다음날 본회의로 추경안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공무원 일자리 충원 예산 80억원 등 여야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핵심 예산 합의는 이날 안에 마무리되기 어렵겠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당 한 관계자는 "추경안과 직접 관련이 있는 공무원 충원 예산에 대해 최종 협상이 되지 않으면 추경안 본회의 상정을 위해 다시 원내대표간 협상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추경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면서도 만성적으로 부족한 필수적 일자리인 소방관과 경찰, 사회복지서비스에 종사하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드는 추경"이라며 "협치가 목적이 아니라 협치라는 수단을 통해서 민생을 살리고 추경과 정부조직법의 제대로 된 처리가 이번 정상화의 결실이 돼야 한다"고 다시 한 번 7월 임시국회 내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처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