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발견 '삼성 메모', 박근혜-이재용 독대 1달전의 의미

[the300]14년 8월 작성…靑 삼성-최순실 민원창구 준비, 우병우 책임론도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14일 오후 춘추관에서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발견된 회의 문건과 검토자료 관련 브리핑을 했다. 박 대변인이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로 보이는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2017.07.14. amin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청와대에서 발견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지원 메모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차 독대 한 달 전에 작성된 것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메모의 시점 상,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쓰러진 후 조직적으로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준비를 해오면서 '최순실 게이트'에 가담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정부가 삼성그룹 경영권과 관련해 작성한 메모의 작성 시기는 2014년 8월로 추정된다"며 "그런 정황이 있어 특검에 관련 자료를 넘겼다"고 밝혔다. 관련 메모의 경우 자필로 작성돼 명확한 시기가 적혀 있지는 않지만 메모와 함께 있던 문서 등을 고려했을 때 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메모에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 국면→기회로 활용"이라고 적혀있다. 삼성의 경영권 승계 국면을 특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다. 또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경제에 더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메모가 '국민연금 의결권 관련 조사' 문건에 포함됐음을 고려할 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통해 청와대가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에서 생산된 300종의 문건이 2014년 6월~2015년 6월 사이에 작성됐다고 설명했지만, 삼성 경영권 관련 메모의 경우 2014년 8월로 그 범위를 좁혔다.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것은 그에 앞선 2014년 5월이다. 이 회장의 건강 악화로 경영권 승계 문제가 급해진 이재용 부회장에게 청와대가 국민연금 의결권을 미끼로 '기여를 유도'하도록 조직적으로 준비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청와대가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동원됐다는 증거도 될 수 있다. 메모가 작성된 지 한 달 후인 2014년 9월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처음으로 독대를 하기 때문이다. 특검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 1차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요구한 것은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 달라는 것과, 정유라씨와 관련된 승마에 지원을 해달라는 것이다.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한화에서 삼성으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한 인물이 정유라씨의 부모인 최순실씨다. 메모에 적혀있는 '특정한 목표'가 승마일 경우, 청와대가 최순실씨의 민원창구 역할을 준비해온 꼴이 된다.

메모 작성자도 좁힐 수 있다. 2014년 8월이면 김영한 민정수석과 우병우 민정비서관이 활동하던 시기다. 청와대 측은 문건이 나온 캐비닛이 민정비서관실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던 바 있다. 당시 민정비서관이었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자료일 수 있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구속 위기를 두 번 피하고 현재 불구속 기소된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JT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민정수석보다 더 상급자가 민정 쪽에 검토해 보라고 지시한 걸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른 수석실에서 작성한 것을 참고하기 위해서 보관한 그런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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