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보다 유명한 행정관, 탁현민 사용설명서

[the300]文 대통령 캐릭터 극대화 탁월 vs 性 표현, 용납 어려운 수준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뉴스1
'불세출의 연출가' vs '왜곡된 성의식' 
공연기획·연출가인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두고 논란이 식지 않는다. 공연판에서 쌓은 명성대로 대체불가의 행사 기획자일까, 왜곡된 여성관을 가진 남성일까. 또는 둘 다인가. 행정관 거취를 두고 이렇게 논란이 된 적도 드물다는 점에서 화제의 인물인 건 분명하다.

탁현민은 누구..'토크콘서트'의 귀재= 탁 행정관은 1973년생으로 성공회대 사회학과를 졸업, 이 대학에서 문화콘텐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첫 직장은 1999년 참여연대였다고 한다. 이미 문화 분야에 경력을 쌓았고 오마이뉴스, 다음기획 뮤직콘텐츠 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여러 인터뷰를 종합하면, 연출가로 두 차례 계기를 거쳤다. 참여연대 시절, 자선기금 마련 콘서트를 연출했다. 자우림과 이은미를 섭외했다. 자선기금치고는 꽤 많은 공연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그 자신이나 주변에서나 연출기획가로 재능을 확인한 셈이다.

두번째 계기는 노무현 대통령 추모콘서트(2009)다. 이때부터 '친노' '친문' '친민주당' 성향의 문화기획자로 유명세를 탔다. 정치와 시사 관련 콘서트 분야에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 

일각에선 이제는 대세가 된 '토크콘서트'라는 이벤트 형태를 탁 행정관이 개척한 걸로 본다. 탁현민의 시사콘서트, 정치콘서트, '나꼼수' 열풍을 타고 나꼼수 여의도 콘서트를 열었고 김제동 토크쇼도 화제를 모았다. 이른바 '불세출의 연출가'라는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이때부터 문재인 대통령 측과 인연을 맺었다. 

과거의 탁현민, 현재의 탁현민 발목을 잡다= 2009년 노무현 추모 콘서트가 성공회대에서 열렸다.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이 이를 눈여겨보고 봉하마을에서 열릴 추도식, 노무현재단 창립기념공연 등을 탁 행정관에게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후 문 대통령 측에는 행사기획이나 연출에서 '탁현민'이란 이름을 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문 대통령의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도 탁 행정관이 연출했다. 18대 대통령선거 문재인 후보의 출정식을 기획했고 19대 대선에서도 활약했다. 문 대통령과도 가까워졌다. 문 대통령, 양정철 전 비서관과 함께 지난해 히말라야 트레킹을 함께 다녀올 정도다.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2012년 대선당시 문재인캠프에서 회견 장면 캡처/트위터
대선 후 청와대에 들어온 뒤에도 문 대통령이 국민과 접촉하는 행사·이벤트는 어김없이 탁 행정관 손을 거쳤다고 한다. 현충일, 5·18 기념식도 그랬다. 문 대통령 독일 순방도 동행했다. 그만큼 '국민속으로' 다가가려는 문 대통령의 철학을 실제 이벤트로 구현해내는 능력은 탁월한 걸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곁에 두는 이유가 그 능력 때문이란 것이다.

반면 과거 책에 쓴 내용, 특히 여성에 대한 인식 문제가 공직자로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은 쉽게 일축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야당의 비판은 정치공세로 본다 쳐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조차 우려가 크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탁 행정관 해임을 청와대에 촉구하겠다고 밝혔고 실제로 탁 행정관 거취 문제를 언급했다고 한다.

청와대 내부 기류는 엇갈린다. 여론이 나쁜만큼 경질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이미 과거 잘못을 뉘우치고 업무에 매진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인사 결정권을 쥔 문 대통령의 생각은 후자에 가까운 걸로 알려지고 있지만 공식 확인된 바는 없다.

뭐라고 썼길래= 2007년 저서인 '남자 마음 설명서'는 여성을 유형별로 분류했다. '하고 싶다, 이 여자'에서는 콘돔을 싫어하는 여자, 몸을 기억하게 만드는 여자, 바나나를 먹는 여자 등이 있다. '끌린다, 이 여자'에서는 허리를 숙였을 때 젖무덤이 보이는 여자를 포함했으며 '만나본다, 이 여자' 목차에는 '스킨십에 인색하지 않은 여자'를 꼽았다.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 '이왕 입은 짧은 옷 안에 뭔가 받쳐 입지 마라', '파인 상의를 입고 허리를 숙일 때 가슴을 가리는 여자는 그러지 않는 편이 좋다' 등 텍스트로 읽기에는 낯 뜨거운 내용이 적잖다. 

'콘돔 사용은 섹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하다'는 대목도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사과했다. 한편 최근 인터뷰에서 "본문에 ‘콘돔의 필요성은 더 언급할 필요 없이 당연하다’라고도 썼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공저인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2007)에서는 '내 성적판타지는 임신한 선생님', '첫 성 경험, 좋아하는 애가 아니라서 어떤 짓을 해도 상관없었다. '친구가 "나 오늘 누구랑 했다" 그러면서 자랑을 하면, 다음 날 내가 그 여자애에게 가서 "왜 나랑은 안해주는 거냐?"고 해서 첫 경험을 했다.'라는 내용이 있다.

또다른 책 '탁현민의 멘션s'(2012)엔 이런 대목이 있다.

"‘오빠, 힘내’ 하면 힘이 불끈불끈 나고, ‘오빠, 달려’ 하면 지치지 않고 달리고, ‘오빠, 잘 자’ 하면 잠도 잘 온다. 누군가에게 오빠로 불린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때도 있다. 하지만 누가 ‘선생님, 힘내세요’ 하면 어떤 의무감에 사로잡히고, ‘선생님, 달리세요’ 하면 ‘내가 왜?’ 하는 생각이 들고, ‘선생님, 주무세요’ 하면 ‘근데, 이 색휘가?’ 싶어진다.”

한편 2011년 7월 사회 참여 연예인 이른바 '소셜테이너'에 대한 MBC의 출연금지 방침에 항의하는 이른바 '삼보일퍽' 퍼포먼스도 벌였다. 세 걸음 걷고 절하는 삼보일배를 비틀어 세 걸음마다 오른쪽 팔꿈치를 들어 왼손에 갖다대는 행동을 하는 식이다. 서양 문화에선 성행위를 상징하는 행위다. 기존 책 내용 논란과 오버랩되기도 한다.



관련기사

 
  • 300인덱스
  • 청탁금지법ABC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