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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자진 사퇴했다. (뉴스1 DB) 2017.7.13/뉴스1 |
정말 버리는 카드였을까.
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가 13일 오후 자진사퇴한 것은 꽉 막힌 국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승부수다. '원칙'엔 어긋날 수 있지만 이로써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등 입법에 물꼬를 텄다. 조 후보자와 함께 막판까지 야당의 동의를 얻지 못했던 송영무 국방부장관은 살리면서 내각 구성에 숨통도 틔웠다.
다만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낙마에 이어 1기 내각 두 번째 자진사퇴란 오점은 지우기 어렵다. 인사검증에 허점을 드러낸 문재인 정부가 이를 제대로 메우지 않으면 지지율하락 등 추가 파장이 불가피하다.
조 후보자는 지난달 11일 안경환 전 후보자와 함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일찌감치 음주운전 등 본인의 신상 오점이 드러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장관들의 자격 논란이 한창 시끄럽던 때에 또다시 적잖은 흠결을 지닌 후보자를 내세운 탓이다.
안 후보자가 이른바 '강제결혼' 의혹 속에 지명 닷새만인 16일 밤 전격 사퇴한 반면 조 후보자는 33일을 버텼다. 이에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조 후보자가 노동 전문가로 고용부장관에 적합하다는 점과 동시에 앞으로 예상되는 난국을 돌파할 때 필요한 '카드'의 성격도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반드시 버리는' 카드라는 의미보다 상황에 따라 '버릴 수도 있는' 카드 정도의 의미였다. 조 후보자가 결국 링에서 내려오자 이런 관측은 현실이 됐다.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 인사 마무리가 급한 청와대 입장에서 국회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양쪽에서 이중 잠금돼 있었다. 문 대통령은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에 격앙된 국민의당에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보냈다. 임 실장은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국회부의장)을 직접 찾아가 유감을 보이는 방식으로 대리사과했다. 문 대통령 사과에 준하는 말이 필요하다던 국민의당은 일단 이를 수용, 추경 논의에 복귀했다.
자유한국당에는 조대엽, 송영무 후보자 중 하나는 사퇴시키겠다고 하는 이른바 '최소한의 조치'로 설득했다. 한국당이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까지 요구하고 있지만 얼어붙었던 정국이 차츰 녹는 상황은 만들어졌다.
문 대통령이 양당에 각각 맞는 비밀번호를 입력, 잠금을 해제한 셈이다. 사퇴 과정은 '쓰리쿠션'이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최소한의 조치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고심 끝에 이를 수락했다. 조 후보자는 오후 6시 문자메시지를 통해 "본인의 임명여부가 정국타개의 걸림돌이 된다면 기꺼이 사퇴의 길을 택하겠다"며 마침표를 찍었다. 청와대는 "본인 뜻을 존중했다"지만 거꾸로 문 대통령의 결단을 조 후보자가 수용한 걸로 보인다. 지명철회가 아닌 자진사퇴로, 최소한의 모양새는 갖췄다.
1기 내각 후보자 가운데 두 명이나 중도 사퇴한 것은 오점으로 남는다. 5대 비리자는 원천 배제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시간부족 등 검증에 허점을 드러냈다.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추천위를 뒤늦게 가동했지만 '검증부실' 꼬리표를 지우는 데 상당 시일이 필요해 보인다. 인사 퍼즐을 맞추는데 이토록 애를 먹은 만큼 인사 시스템 복원, 인재풀 확보가 더 시급히 요구된다. 당장 새 고용부 장관 후보자도 물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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