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상정 D-1…'개문발차' 추경열차의 앞길은

[the300] 상임위 심의 없이도 예결위 상정은 OK…'인사' 논란에 예결위 단계 제동 가능성도

텅 빈 국회 본회의장/사진=뉴스1

지난달 7일 국회에 제출된 뒤 멈춰있던 '추경열차'에 시동이 걸렸다. 각 상임위에서 속속 추경 예비심의에 돌입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열리는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추경열차가 어렵사리 출발했지만, 종착지까지 가는 길은 요원하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추경 본심사 기간을 6~7일 이틀간 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개회 요구안이 예결위에 제출된지 2주가 되는 날이다. 이날까지 심사해야 이날까지 심사해야 오는 11일과 18일 본회의에 추경안을 상정해 표결에 들어갈 수 있다.

16개 국회 상임위 가운데 이번 추경 예비심의를 맡은 상임위는 총 13곳이다. 이 가운데 4개 상임위가 4일부터 심의에 돌입했다. 주로 민주당이나, 협조를 약속한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들이다. 환경노동위원회와 국방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예결소위)에 회부했다. 정부가 추경안을 제출한 지 27일만에 이뤄진 첫 상임위 상정이다.

5일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예결소위로 추경안을 회부했다. 전날 전체회의를 열었던 환노위는 이날 예결소위를 열고 환경부, 노동부 등 소관 부처 추경안 심의를 마쳤다. 뒤이어 열린 전체회의에서 심사보고서를 의결하며 상임위 가운데 처음으로 예비심의를 마쳤다.

이 과정에 한국당과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은 불참했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명에 반발해 안보 관련 상임위를 제외하고 보이콧하기로 하면서다. 이날까지 전체회의를 개최한 상임위를 제외한 다른 상임위들은 전체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김 교육부 장관 임명으로 가장 반발이 심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추경안 상정을 위한 전체회의 개최는 생각조차 못하는 상황"이라며 "여당 의원들도 정부 추경안에 불만이 많지만, 그대로 기일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야당의 참여 없이도 예결위 상정은 가능하다. 국회법상 예결위 상정 기일이 지정되면 상임위의 심의와 무관하게 예결위에서의 심의가 시작되기 때문. 기일을 초과하면 각 상임위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정부안이 바로 예결위에 상정된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정한 이번 추경안의 예비심사 기일은 예결위 추경안 상정 30분 전이다.

그러나 예결위 단계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예결위에 상정된 추경안은 종합정책질의, 부별심사를 거친다. 또 '최종관문'인 계수조정소위도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과 바른정당 위원들이 보이콧을 이어갈 경우 예결위 단계에서도 파행은 불보듯 뻔하다. 추경안이 예결위에서 또다시 주저앉을 가능성도 높다.

물론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강행으로 본회의 상정과 통과가 가능하지만, 향후 정국에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더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여당 입장에서는 정치적 부담이 큰 결정이다.

상임위 단계에서 예비심의를 거치지 않을 경우 위원들은 '직무 유기'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에서 예산 증액과 삭감이 이뤄지지만, 현안에 밝은 상임위 차원에서 이를 검토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것이 예결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상임위 심의가 부재할 경우, 현안과 무관한 곳에 예산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한 국회 관계자는 "상임위 예비심사는 예산 편성에 있어 국민들과 지역구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이라며 "국회 상임위가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은 국민이 준 권리와 의무를 포기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추경이 인사청문회와 엮일대로 엮인 만큼 이를 먼저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른바 '빅딜론'이다. 야권이 '부적격'으로 결론내린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가운데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은 물론 정의당까지 반대하는 조 후보자에 이목이 집중돼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철회는 없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조·송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임명 강행 수순으로 해석된다. 80%대의 높은 지지율을 무기로 삼는 것이다.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강행될 경우 추경열차는 또다시 멈출 가능성이 높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끝내 부적격 인사인 두 분 임명을 강행하면 더 이상 협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경고했다. 임명 강행 시 다시 민주당 대 야 3당 구도로 회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정부조직이 완료된 뒤 업무보고 등을 통해서라도 충분히 행정부에 대한 견제가 가능하다"며 "사실상 7월 통과도 어렵다고 본다. 추경과 인사청문회에 대해서는 별도로 고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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