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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29일 오전 10시 시작해 30일 새벽까지 이어진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절차를 마치지 못한 채 정회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최장시간 이어진 장관 청문회였다. 오전에는 논문표절을 둔 신경전으로, 오후에는 자료 미비 문제를 놓고 교육부를 질타하며 시간을 보냈다. 기대했던 '수능 절대평가', '자사고 폐지' 등에 대한 심도있는 정책질의는 없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29일 오전 10시, 시작부터 여야 불협화음을 빚었다. 김 후보자가 박사·석사·학술지 논문 등 총 200 곳 이상의 논문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탓에 여야는 기싸움을 벌였다. 이에 1시간 가량이 지나서야 정상적인 청문 절차가 진행됐다. 이후에도 야권이 논문 표절 문제 등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가짜인생, 논문도둑" 등의 거친 말이 오갔다.

오후에는 교육부의 미흡한 자료제출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은 "교육부가 의원실에 보냈다는 자료 건수 집계가 허위"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각 의원실에서 요구한 자료가 도착하지 않았지만, 교육부 측에서는 자료가 제출됐다고 청문위원들에게 보고했다는 것.

염 의원은 "본 의원실에서 요청한 자료 가운데 59개가 미제출 됐다. 한국당 의원들만 해도 250건이 넘는 자료를 받지 못했다"며 "그러나 교육부에서는 5개만 미제출이 됐다고 보고했다. 허위로 보고하는 것은 의원들을 깔보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기범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이 "제출건수를 집계한 일자가 달라서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염 의원은 "방금 다른 교육부 직원에게 경기도청에서 제출한 자료가 체크되지 않았다고 설명을 들었는데 왜 허위보고를 하냐"며 격분했다. "교육부가 청문절차를 막는다. 이대로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고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이에 유 위원장도 "이 상황만 모면하면 된다는 정부의 잘못된 태도를 거듭 지적해왔다. 자료제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차수변경을 해서라도 인사청문을 계속 해야한다고 본다"며 "이 못된 버르장머리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청문회는 밤 11시30분쯤 교육부가 자료제출 건수 등에 대한 보고 실수를 인정하고 염 의원에게 사과하면서 재개됐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오후 11시 57분 차수 변경을 위해 산회를 선포한 뒤 30일 자정이 되자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하루만 실시하기로 의결한 바 있는데 인사청문회를 30일에도 계속 실시하기로 계획서를 변경한다"고 선포했다. 1박 2일 청문회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각 의원들이 교육부에 요구한 자료가 도착하지 않았고, 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자료를 제출해서 문제가 될만한 것은 하나도 제출을 안 했다"며 "자료가 오지 않으면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했다.

자료 제출 문제에 대해서는 여당 의원들도 교육부를 질타했다. 김민기 민주당 의원은 조윤선·도종환 등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 자료 미제출률이 7%대였던 것을 언급하면서 "이준식·김상곤 등 교육부 장관 후보자들은 미제출율이 각각 15.8%, 16.1% 수준"이라며 "이는 부처의 문제"라고 교육부를 몰아세웠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은 "후보자의 문제가 아니라 부처가 이러면 안 되는 것"이라며 일부 야당 의원들이 "김 후보자가 교육부에 압력을 넣어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는 의혹에 반박하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 속에서 "교육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유성엽 위원장은 "자료제출 미비 논란을 보고 있자니 교육부가 아주 말못된 관료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고쳐서 쓰기에는 도저히 불가능한 수렁 속에 빠진 것 같다. 차라리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로 새 출발을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교육부 폐지를 주문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교육부를 폐지하는 것은 지속적인 교육 개혁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있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교육감 시절에도 교육부 폐지가 아닌 국가교육위원회와의 이원화 체제로 가야한다고 주장한 것"이라고 피해갔다.

결국 교문위는 새벽 1시10분쯤 4당 간사 협의를 통해 청문회 정회를 선언했다. "교육부 자료가 도착한다고 해도, 늦은 시간에 이를 확인해서 질의에 나서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청문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재개돼, 낮 12시에 마무리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