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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초·재선 의원모임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17.6.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에 일어난 일들? 우리 당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겁니다." 지난 20일 국회 행사 직후 기자와 만난 홍준표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의 자신감 섞인 말이다.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공격한 후 고소를 당할 위기에 처한 상황이었다. 중앙미디어는 실제 22일 홍 후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그는 막말을 즐기고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점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선명히 드러낸다. 진보 성향 언론을 직접 공격하고 비판하는 게 좋은 예다. 탄핵 이후 기존 언론에 반감을 갖고 있는 보수층을 겨냥한 계산된 발언이다. 구도를 선명하게 그린다. 적을 규정짓는 것도 명확하다. 긍정이건 부정이건 언론이 조금씩 쏠린다. 덕분에 흥행이 어려웠던 한국당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거듭된 노이즈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손해로 작용할리 없다는 게 홍 후보 측 판단이다.

홍 후보는 당 대표에 당선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할 수 있느냐 묻자 "내년 서울시장 선거는 어렵다고 본다"며 "서울시장에 나갈 사람을 의원들이 좀 찾아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진영에선 홍 후보가 당권을 잡아 당을 추스른 후 당선 가능성과는 별개로 서울시장에 출마해 큰 그림을 그리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 후보의 발언은 일단 눈앞의 당권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언론엔 자신만만한 홍 후보지만 당내에선 기회가 닿을 때마다 사과를 되풀이하고 있다. 대선에서 그가 얻은 24%의 득표에 대해 "홍준표이기에 그나마 가능했다"와 "홍준표라서 덜 나왔다"는 해석이 엇갈린다. 하지만 분명한 건 졌다는 거다. 홍 후보는 20일 초재선의원 모임과 21일 광주 타운홀 미팅, 22일 서울시당 워크숍 연설까지 모두 "제가 부족한 탓에 졌다"며 "깊이 사죄를 드린다"는 말로 시작했다.

홍 후보는 "지난 대선은 탄핵 직후였기 때문에 힘이 미치지 못했다"며 "그래서 정권이 넘어간 것에 대해 여러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의 혜택을 받아 국회의원을 네 차례, 도지사를 두 차례 하며 후회없는 인생을 살았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어느 계파에도 얽매이지 않고, 어느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34년간의 검사와 정치인 생활을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한국당에 대해선 "이념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과정을 거치며 왜 한국에 우파 정당이 궤멸됐는가, 이를 복원할 길은 없는가 많은 생각을 했다"며 "반대 진영에 있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이념으로 무장하고, 국회에서 정당 간 격돌이 있으면 치열하게 전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DJ(김대중 전 대통령)-노무현 정권 시절 대정부투쟁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보수정당이 돌봐주지 않다 보니 투쟁하는 사람이 적어지고 이 당은 '웰빙정당'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타협을 기대하면 안 된다"고 했다. 홍 후보는 "참여정부는 엉겁결에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타협을 했지만 이 정권은 운동권정권이기 때문에 절대로 타협을 하지 않는다"며 "당을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국회의원직의 권리와 특권만 누리고 당을 위해 희생하지 않는 사람은 국회의원을 해서는 안 되며 당을 위해 투쟁하다 상처를 입으면 당이 나서서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54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홍 후보는 영남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와 사법연수원 14기로 검사직에 들었다. 드라마 모래시계의 모델로 유명세를 탄 후 정계에 입문, 15~18대 국회의원과 한나라당 대표, 경남지사를 지냈다. 19대 대선에 한국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