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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임명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강 장관에게 임명장을 준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청문보고서 논란 등 그간의 우여곡절에 대해 언급하고 국민들에게도 이해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당의 반대에도 임명을 관철한 탓에 야권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강 장관 임명은 지난달 21일 지명한지 4주, 28일만이다.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것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후 두 번째다. 청와대는 이번에도 국민적 지지를 임명결정의 배경으로 들었다.
강 장관과 같은 날 지명된 김동연 부총리는 지난 9일 임명장을 받았다. 강 장관 임명이 얼마나 곡절을 겪었는지 보여주는 차이다. 청와대는 지난달 21일 대통령이 직접 지명을 발표한 뒤 조현옥 인사수석이 나서서 강 장관에게 위장전입(주민등록법 위반)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청문회나 언론의 검증에서 드러나기도 전에 흠결을 먼저 공개하는 '셀프인정'은 이례적이었다.
그만큼 문재인정부 청와대가 위장전입·논문표절 등 5대 비리자는 공직에 배제한다는 '5대 원칙'을 중시했고, 강 장관이 여기에 일부 어긋나는 점이 있단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청와대는 관련사안을 공개한 뒤 국민적 평가를 받고자 했다. 그러나 5대 원칙 후폭풍은 청와대의 예상보다 거세게 일었다. 딸의 고교진학 시기 위장전입뿐 아니라 증여세 납부 지연과 같은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강 장관은 지난 7일 가까스로 열린 청문회에 출석했다.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권에선 그간의 의혹을 비교적 해소했다고 봤다. 워킹맘으로 가졌던 고충은 국민적 공감을 일으켰다고도 봤다. 반면 야권에서는 외교부장관으로 능력을 보이지 못했다며 부적격 입장을 고수했다.
국회는 기한 내 청문보고서를 정부로 보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정부는 한차례 더 기한을 정해 송부를 재요청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첫 기한이 14일로 끝나자 15일에 사흘 기한으로, 즉 토요일인 17일까지 청분보고서를 보내달라며 재요청했다.
여야간 협상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 김상조 공정위원장을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한 전례 등에 따라 이는 18일 임명 수순이라고 해석됐다. 여야는 사흘새 청문보고서 채택에 합의하지 못했고 결국 청와대는 임명을 관철했다.
장관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대통령의 헌법적 법률적 권리이므로 임명장 수여를 '강행'으로 볼 수 없단 게 청와대 입장이다. 청문회가 '참고사항'이라는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강 장관 임명이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의 경우에도 그렇듯이 중대한 문제가 드러나면 국민과 국회의 뜻에 따라 인사권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국 경색이 당분간 쉽게 풀리지 않으면서 국회에선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 정부조직법 개정 등 현안이 줄줄이 막힐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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