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뜻 따른다" 문재인 스타일, 여론 돌아서면 '부메랑'

[the300](상보)15일 수석·보좌관 회의, 작심하고 野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 2017.6.15/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임명 논란에 이례적인 강한 톤으로 야당을 비판한 것은 '타협'보단 '원칙'과 '소신'이라는 문 대통령 스타일을 고수한 것이다. 이게 가능한 건 탄탄한 국민적 지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민만 보고 간다'는 입장은 문 대통령 자신에게도 적용된다. 다른 후보자들에 대해 여론이 나쁘거나 임명에 부정적인 상황이 조성됐을 때도 '국민 뜻'을 따라야 한다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야당을 정면 비판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에 야당이 반발하고, 강경화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다. 문 대통령은 비상시국, 인수위 없는 정부, 조속한 정부 구성노력 등의 현실을 강조하고 "야당과의 협치를 위해서도 대통령부터 앞장서서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런 대통령과 정부의 노력이 마치 허공을 휘젓는 손짓처럼 허망한 일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장관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만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가능한 게 헌법적, 법률적 대통령의 권리라는 인식이다. 이를 임명 '강행'으로 보는 것도, 대통령이 협치의지를 저버렸다는 비난도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억지주장 아니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의전 개혁, 권위주의 타파 등 '낮은' 면모를 강조하는 데 비춰 정치적 승부에는 정면 돌파를 선호한다. 특유의 원칙론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시절인 2015년 당 혁신안 처리가 당내 극심한 논란을 빚자 혁신안 처리와 함께 당원투표,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재신임을 묻겠다고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한 뒤 신년 기자회견 때는 "제가 지키려 했던 건 당대표직이 아니라 원칙과 약속"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의 최대 무기는 막강한 국민적 지지다. 한국갤럽은 지난 7~8일 전국 성인 1011명에게 문 대통령이 대통령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었다. 전 주 대비 2%포인트 하락했지만 응답자 82%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부정적 평가는 전 주 대비 3%포인트 늘었어도 10%에 그쳤다. 청와대는 강 후보자에 대해서도 임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한 걸로 보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준비가 시급하다는 현실론은 청와대에 절박감을 더한다. 

 

문 대통령은 이런 분위기를 전제로 내각 인선 전반부를 마무리짓겠다는 구상이다. 현역 국회의원 장관 후보자 4명과 이미 임명장을 받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그리고 강 후보자를 합치면 7명은 그림대로 간다. 정국 급랭 우려가 있지만 열흘간은 인사 청문회도 예정돼 있지 않다. 다음주는 추경안 심사가 핵심인데 인사청문과 추경을 연계하는 것은 야당에게 부담이다.

 

다만 오는 28일 전후로 실시될 인사 청문 2라운드는 예단하기 힘들다. 남은 장관 후보자들은 참신성이나 도덕성 면에서 앞선 7명과 차이가 난다. 당장 안경환(법무), 조대엽(고용) 후보자 등에 대해선 문 대통령 지지층 내부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저는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 야당도 국민의 판단을 존중하여 주시길 바란다"는 말이 문 대통령에게 자칫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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