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교사 모두가 행복한 어린이집, 그 조건은?

[the300][기고][워킹맘 좌충우돌](2)

얼마 전 지인의 두 돌도 되지 않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갔다가 살점이 떨어질 정도로 같은 반 친구에게 팔뚝을 물린 사진을 보고 놀란 일이 있었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또래 친구가 물어서 생긴 상처였다. 구체적인 사건의 인과 관계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겨우 주변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한 아이의 의사표현만으로 상황을 판가름하기도 어려웠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그 또래의 아이는 엄마조차 아이의 손을 잡으면 부서질까 겁날 정도로 살결이 부드럽다. 그런데 그런 아이를 또래 친구가 다치게 했다면? 선생님이 혹시라도 다치게 했다면? 부모로서는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하지만 마음 내키는 대로 선생님한테 항의할 수도 없는 것이 어린이집 학부모와 교사와의 관계다. 이러한 연유로 피해 아동의 학부모인 지인은 아이의 아픈 팔에 그저 약을 발라주며 쓰라린 마음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의문이 시작되었다. 왜 선생님은 자리를 비웠고 아이가 다칠 동안 선생님은 뭘 하고 있었단 말인가. 우리나라 어린이집은 0세 아동 3명을 교사 1명이 돌본다. 1세가 되면 아동 5명당 교사 1명이 배치된다. 2세가 되면 아동 7명에 교사 1명이 한 반이다. 법정비율이기에 이보다 교사를 더 배치하면서 인건비에 돈을 쓰고자 하는 기관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다른 나라도 사정이 유사한가? 0-2세 평균 교사 대 영아 비율을 보면 덴마크의 경우 교사 1명당 3.8명, 스웨덴은 1명당 4.8명, 뉴질랜드는 1명당 3.9명임을 알 수 있다(OECD Family Database, 2016). 물론 평균한 값이기에 우리나라보다 교사 대 영유아 비율이 현저히 낮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우리나라의 경우 0-2세 평균은 영유아 1명당 5,4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다른 국가들은 담임교사 이외에 충분히 보조교사를 함께 배치하여 교사의 근무조건 향상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워보신 분들은 이해하실 것이다. 기저귀 찬 그 나이 또래 애기 한명은 혼자 보기도 벅찰 정도로 활동성이 뛰어난 시기이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교사의 근무조건은 교사 자체의 근무환경 향상과 연결되었을 뿐 아니라 우리 아이의 안전, 보육의 질과도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할 수밖에 없는 부모들은 어린이집 교사가 부모를 온전히 대신해주기를 바란다. 오전에 출근하면서부터 퇴근할 때까지 내가 아닌 선생님과 있게 되는 아이가 나대신 선생님과 함께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나와 아이의 행복할 권리를 선생님한테 위임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교사와 학부모와의 신뢰 관계 붕괴와 팩트(fact) 의 과학화를 지향하는 세태는 영유아보육법에 CCTV설치를 의무화하기에 이르렀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고는 이 역시 무용지물이라는 생각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한 것 이상으로, 교사가 행복해야 기관에서 생활하는 아이가 행복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국가책임보육이 국정 과제 중 하나인 사회에서 아이의 행복은 단연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 때문에 또한 교사 인력에 대한 지원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이다.

'내 아이가 행복한' 보육 환경 조성이 이루어질 때 국가책임보육 정책에 대한 신뢰는 무한 상승할 것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확충을 우리가 바라는 것도 결국은 내 아이가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외치는 엄마아빠의 목소리가 아닐까. 지인 아이의 팔에 생긴 상처가 아물 때 즈음엔 교사에 대한 불신도, 엄마 마음의 상처도 함께 아물길 바란다.
이윤진 박사/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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