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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3월12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 봉황기(태극기 오른쪽)가 내려져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
'경제수석 잔혹사'의 시작은 김영삼 정부로 올라간다. 김영삼정부 시절 5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인호 현 무역협회장은 외환위기의 책임을 지고 구속 수감됐다. 이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IMF경제위기의 책임에 대한 꼬리표는 한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김영삼정부 4대 경제수석이었던 이석채 전 KT 회장 역시 외환위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을 받으며 적잖은 세월을 야인으로 떠돌았다.
김대중 정부에선 3대 경제수석이었던 이기호씨가 대북송금과정에서 권한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됐다. 노무현정부에서 실시한 대북송금특검에서 당시 산업은행이 현대상선과 현대건설에 각각 4000억원과 500억원 대출해주도록 부당한 외압을 행사한 혐의다. 이 전 수석은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4년을 선고받은 후 항소했으나 2004년 항소를 취하하고 그해 석가탄신일 특사로 복권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아예 경제수석실을 폐지하고 경제보좌관실과 정책수석실로 이원화했다. 경제수석이 막강한 권한을 가진 폐단을 없애겠다는 이유에서였다. 대통령의 ‘경제교사’역할은 경제보좌관실에서 맡고 정책수석실에는 경제정책에 대한 전권을 주는 대신 각 부처의 ‘중간자’역할을 맡겼다. 그러나 부동산 정책 실패와 카드 사태 등으로 경제수석실을 ‘경제정책수석실’로 부활시켰다.
이명박정부에서도 경제수석 잔혹사는 계속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부총리를 없애고 경제수석실을 부활시켰지만 김중수 초대 경제수석은 광우병 사태의 책임을 지고 3개월만에 물러나야했다.
박근혜정부의 초대 경제수석이었던 조원동 중앙대 석좌교수는 지난해 11월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손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이 공개되면서다. 조 전 수석은 “참담하다. 나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경제수석을 지냈다는 사람이 이런 자리에 온 게 부끄럽다”는 소감을 남기고 검찰 수사를 받으러 들어갔다 조 전 수석의 바통을 이어받은 안종범 전 경제수석 역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미르와 케이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부당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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