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정원 거듭날 것"…국내파트 폐지·대공수사권 등 도마(종합)

[the300]"文공약 이행" 세부사안은 유동적 입장…대북관·재산증식 등 신상 대체로 무난한 답변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9일 자신을 둘러싼 재산증식과 고액 자문료 등 의혹을 해명하고 대북관·안보관 등 검증에 답변했다. 서 후보자는 일부 자신의 신상에 관해서는 "모두 떳떳하지 못하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국정원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와 투철한 안보관을 드러내며 대체로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이다.    


서 후보자는 이날 오전과 오후에 진행된 국정원장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정원은 정권 비호조직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국정원은 국내 정치와 완전히 단절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저는 28년간 몸담았던 국정원에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고 국정원이 해야 할 역할 기능을 잘 안다"며 "오직 국가와 국민에 헌신하는,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구성원 스스로가 자랑스러워하는 국정원으로 완전히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서 후보자는 특히 국정원이 △북한의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고 △신 안보위협에 빈틈없이 대처해 나가겠다며, 국회 정보위와 각 당 지도부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제시한 국정원 '국내정보 수집분야 폐지'와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서 후보자는 "대통령의 공약은 이행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세부 방안 등에 대해서는 유동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 후보자는 "국내정보와 해외정보가 물리적으로 구분되기 어렵다"며 "국내에서 벌어지는 정치 관련 정보, 선거개입, 민간인 사찰, 기관 사찰 등을 없애겠단 취지"라고 개편 방향을 설명했다. 대공수사권에 대해서도 "언제까지나 (국정원이) 수사권을 가질 수는 없다"면서도 출처보호 등의 이유로 "현 상황에서 대공수사를 가장 잘 할 기관은 국정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사권의 국가 전체적 조정과 재편의 관계 속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 후보자는 박근혜 정권에서 여당에 의해 제정된 '테러방지법'에 대해서는 "실정법으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행해야 한다"면서도 기본권 침해 우려가 있는 독소조항은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이버테러방지법에 대해서도 법 제정 필요성은 인정하나 "우려되는 요인은 철저히 차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인사청문회가 정회되자 청문회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대북관에 대한 검증도 이뤄졌다. 서 후보자는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 "우리 기준에서 합리적으로 볼 수 없다"며 한반도의 유일한 적법적 정권은 "실정법상 한국"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한 계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해 먼저 김정은 정권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북한 정권에 대한 가치규범적 성격 규정과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적 접근은 다른 차원"이라며 해명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충분 조건에 대해 "북한 핵문제에 결정적 전환이 없으면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국내 우려를 불식해나가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서 후보자는 과거 국정원의 과오에 대해서는 진상을 규명하되, 정치적 보복이나 인사보복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원 댓글사건 등 의혹에 대해 "국가차원에서 무리가 있었던 사건에 대해서는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 진상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기획 탈북' 의혹을 받고 있는 지난해 4월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탈북에 대해서도 "과거와 달리 너무 빠른 시일 내 언론에 공개됐다"고 언급했다. 이에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치 보복을 주문하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서 후보자는 2006년 11월 국정원 3차장 임명 이듬해인 2007년 재산이 6억원 증식한 데 대해 "4분의3이 펀드로 갖고 있던 예금인데 주식시장 활성화로 4억5000만원이 증식됐다. 1억5000만원은 공시가가 오른 것"이라며 "3개월 뒤엔 주식시장 증감에 의해 2억원이 줄었다"고 해명했다.


KT스카이라이프에서 월 1000만원 자문료를 받은 데 대해서는 "대북 통신진출 관련 충실한 자문을 했다"면서도 "자문료는 회사에서 책정했지만 완전히 떳떳하게는 말 못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재산 증식 과정에서 어떠한 위법사항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정원 인사처장으로 근무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이 서 후보자에 대한 신원 재검증을 5번 맡았다며 "5대 인사비리가 당연히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20년간 인사를 하며 봤던 가장 훌륭한 선배"라며 "(국정원 개혁에 성공해) 존경받는 선배로 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서 후보자는 "정권은 유한하고 국가정보기관은 대한민국과 함께 영원하다"며 "그런 각오로 지켜나가겠다"고 화답했다.



 
  • 300인덱스
  • 청탁금지법ABC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