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인사청문회 정치학

[the300]종합

아인슈타인도 통과힘든 인사청문회 세번 합격한 고위공직자 누구?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내정한 21일 오전 청와대. '파격인사'란 평가가 쏟아졌다. 하지만 곧 장내는 술렁였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이 "강 후보자가 자녀 위장전입을 했다"고 먼저 밝힌 때문이다. 청와대가 고위공직자 인선을 발표하면서 결격사유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강 후보자가 지금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인사청문회는 가혹하다. 정책능력보다 사생활을 우선한 탓이다. 고위공직자가 되려는 본인은 물론 자녀 등 직계 가족의 모든 정보가 세상에 공개된다. "아인슈타인보다 더 뛰어난 천재라도 한국에선 인사청문회 통과가 어렵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24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위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어진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인사청문회를 제대로 알자'는 취지에서 역사와 의미 등을 짚어봤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가안보실장과 정책실장, 경제부총리, 외교장관 등에 대한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국가안보실장에 정의용 아시아정당 국제회의 공동 상임위원장을, 정책실장에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임명했으며, 경제부총리에는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외교장관에는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을 내정했다. 또한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는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통일외교안보특보에는 홍석현 한국신문협회 고문과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를 임명했다.2017.5.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30년 역사 인사청문회, 한국엔 2000년에 도입=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이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국회의 검증절차를 밟는 제도다.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등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인사청문회는 1787년 미국 제헌 의회의 고위공직자 인준권 인정에서 유래했다. 당시 연방 정부 공직자들의 임명 권한이 대통령에게 있는지 아니면 각 주 정부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들에게 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이 지명하고 연방 상원에서 인준하는 절충안을 채택한 게 인사청문회의 시작이다.

 

우리나라엔 2000년 6월에 도입(국무총리 대상)됐다. 제16대 국회가 '인사청문회법'(법률 6271호)을 제정하면서다. 법이 도입되자마 헌정사상 최초 인사청문회(2000년 6월26~27일)가 열렸다. 당시 이한동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틀동안 진행된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총리가 됐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3년 1월엔 인사청문 대상이 늘었다.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장'도 청문 대상에 포함됐다. 2005년 7월엔 장관 등 모든 국무위원 내정자도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법이 개정됐다.

 

2006년 2월5일 처음으로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실시됐다. 첫 장관 청문회를 치른 이들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우식 전 과학기술부 장관 등이다. 지금은 한국은행 총재, KBS 사장 등도 국회 인사청문 대상이다.



◇인사청문회 절차는 =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를 지명하고, 정부가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면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연다. 인사청문회는 각 정당 의원들로 구성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진행하는 경우와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진행하는 경우 등 두 가지로 나뉜다. 국무총리, 감사원장, 대법원장 및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국회에서 선출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등은 특별위원회 청문회를 통과해 국회의 임명동의를 받아야한다.

 

특별위원회 위원 수는 13명이다. 교섭단체 등 의원수의 비율에 의해 정해진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5명, 자유한국당 5명, 국민의 당 2명, 바른정당 1명 등으로 구성됐다. 인사청문 요청 20일 이내에 국회 본회의 표결에 회부해 처리한다.

 

그 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은 국회 인준 절차가 없다.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인사청문회를 받으면 된다. 청문회를 문제없이 거치면 국회의장이 경과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송부한다. 인사청문회를 최종 통과한 게 된다.



◇잘나가던 사람들의 무덤 '인사청문회'= 인사청문회는 '전국구 스타'를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많은 공직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벽을 넘지 못하고 낙마해 유명세를 잃었다. 정책검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병역비리, 위장전입, 논문표절, 세금탈루, 부동산투기 중 한가지만 걸려도 낙마할 가능성이 높다.

 

김대중 정부에선 장상 국무총리서리가 위장전입 문제로 낙마했고 노무현 정부에선 윤성식 감사원장 후보자가 통과하지 못했다. 2006년 8월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표절 의혹 등으로 임명 13일 만에 사퇴했다.

 

이명박 정부에선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의혹,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 이중국적,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 의혹 등으로 인사청문 요청이 철회됐다. 2010년 8월엔 40대 총리 후보로 주목받은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스폰서 의혹, 박연차 게이트 뇌물수수 의혹 등으로 청문회를 거친 후 사퇴했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투기 의혹과 위장전입,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투기 의혹으로 각각 청문회 후 사퇴했다.

 

박근혜 정부는 시작과 끝이 인사참사였다. 2013년 1월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아들 병역 문제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인사청문회 전 사퇴했고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유전개발업체 KMDC와의 관계 의혹으로 청문회 후 사퇴했다. 2014년 4월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전관예우 논란으로, 같은 해 6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역사관 논란으로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사퇴했다. 이외에도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도 낙마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노무현 정부에서 논문표절로 부총리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김병준 교수는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 번도 힘든 인사청문회를 수차례 이겨낸 공직자도 있다. 김황식 전 총리는 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 등 세 번의 인사청문회를 통과했고, 이용섭 전 국회의원도 세 차례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냈다. 정부 관계자는 "고위공직자가 되기 위해선 인사청문회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며 "사생활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고위직 자리를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낙연, 현미경 검증 통과할까…청문회 둘러싼 6가지 의혹들

24일~25일 진행될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야는 협치를 강조하면서 무분별한 발목잡기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현미경 검증을 하겠다는 예고도 잊지 않았다.

22일까지 이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은 부인 김숙희 씨의 그림 매매 의혹, 아들 이 모 씨의 병역 면제 의혹, 증여세 고의 탈루 의혹, 모친 아파트 투기 의혹, 상속세 누락 의혹, 아들 위장 전입 의혹 등이다. 이 후보자 측은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해명자료를 내놓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청문회 당일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언제 어떤 의혹에서 예기치 못한 불똥이 튈지 알 수 없다.

◇부인 그림 강매 의혹=미술교사 출신이며 화가인 이 후보자의 부인 김 씨는 지난 2013년 서울에서 본인의 작품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전남개발공사는 여기서 김 씨의 작품 두 점을 총 900만원에 구입한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은 전남개발공사가 이 후보자의 출마를 의식해 그림을 비싼 값에 강매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당은 이 후보자가 2014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상태가 아니었다면 전남개발공사가 구태여 서울에서 열리는 '초보화가'의 개인전에서 그림을 샀을 리 없다고 봤다. 지자체·지방 의원들에 대한 강매 제보도 있다고 폭로했다. '초보 화가'의 그림 2점에 900만원도 과도하게 비싼 가격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 측은 "2014년 7월 도지사로 취임하기 11개월 전의 일"이라며 "강매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전시회 특성상 작품 구매자가 전남개발공사라는 사실을 알 수도 없었다고도 했다. 그림 가격에도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미술계에서도 김 씨의 전공과 활동 이력 등을 봤을 때 호당 10만원으로 매겨진 두 그림 가격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아들 군 면제 및 증여세 탈루 논란=이 후보자의 아들이 군 면제를 받은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아들 이 씨는 대학교 1학년 때인 2001년 신체검사를 받고 3급 현역 입대 대상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운동 중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고, 이후 재검에서는 어깨 탈골 증상인 견갑관절 재발성 탈골로 군 면제 등급인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 한국당은 당시 이 후보자가 초선 국회의원이었던 점을 거론하며 권력형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후보자 측은 당시 작성했던 '입대 희망 탄원서'까지 공개하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탄원서에는'아들이 현역으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고 적혀있다. 현역이 어렵다면 공익근무요원이라도 보내달라고도 했다. 당시 이 후보자에게 자녀의 국방 의무를 실현시킬 의지가 있었지만 규칙상 면제된 정당한 절차라는 해명이다.

아들 이 씨에게는 증여세 탈루 논란도 뒤따른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아들 이 씨는 2013년 1억9200만원을 들여 강남구 청담동 전세 아파트와 i40자동차를 취득했다. 그런데 같은해 이 씨의 급여와 예금 변동은 연 700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나머지 1억2200여만원은 누군가의 증여로 충당했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그런데도 이 씨는 지난 5년간 증여세를 납부한 실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총리실은 이 역시 오해라고 해명했다. 전세 아파트는 아들과 배우자 공동명의기 때문에 아들 부담분은 1억원이고, 이마저도 아들 저축예금과 차량매각대금, 결혼 축의금을 통해 해결했다는 주장이다.


◇'모친 아파트 투기 의혹' '본인 상속세 누락' '위장전입 의혹'=이 후보자의 모친에게는 부동산 투기 논란이 있다. 모친이 구입한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가 2001년 1억7200만원이었으나 2005년 4억15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가격이 늘어 4년간 2억4300만원의 부동산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것이다. 게다가 모친은 해당 아파트에 전입신고는 했지만 실제 거주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셋째 동생이 모친을 모시려고 구매한 아파트였으나 모친이 서울 생활을 거부해서 생긴 일"이라며 "시세차익 1억5000만원을 세무당국에 신고하고 양도소득세 2500만원을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동생으로 하여금 이같은 일을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밝혔다.

본인의 상속세 누락과 1989년 위장전입 의혹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이 후보자는 1991년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땅을 2008년에야 등기이전해 상속세를 8년간 누락했다. 또 1989년 3월에는 종로구 평창동에서 강남구 논현동으로 전입신고를 했다가 1년을 못채운 그해 12월 다시 평창동으로 주소를 옮겨 '초등학생 아들 입학을 위한 위장 전입' 의혹을 받는다.

이 후보자 측은 각각 상속문제에 일일이 관여하지 않아 생긴 해프닝이며, 전입신고 문제는 부인의 출퇴근 편의를 위한 이사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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