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원내대표 자리의 힘

[the300]종합

새정부 권력지형 핵심…'원내대표'로 쏠리는 정치권 '눈'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 인선이 초미의 관심사다. 청와대와 정부는 새 정부의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핵심 단위다. 하지만 행정부만 혼자 국정을 운영할 수 없다. 국회의 협조가 전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법안 처리의 ‘키’를 쥐고 있는 원내 지도부가 핵심이다. 그 사령탑이 원내대표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공약과 국정 구상을 입법화하는 최전선에 선다. 새 정부 첫해 성적표가 대통령과 총리 뿐 아니라 첫 원내대표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 반면 야당의 원내대표는 여당을 견제하면서도 실리를 취해야 한다.

 

◇원내대표, '소통력'+'실권' 갖춘 국회 최고사령탑 = 원내대표는 당 대표와 별개로 국회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일들을 총괄한다. 각종 법안 처리에 대한 협상과 조율을 진두지휘하는 국회 최고 사령탑으로 불린다. 국회의 입법 기능 강화 추세와 맞물려 원내대표의 영향력도 날로 증대되는 양상이다. 국회 내 입법 과정을 이끄는 각 상임위원회 간사 인사부터 원내대표의 권한이다. 당의 정책 방향과 결정도 원내대표의 머리에서 출발한다. 또 원내대표는 당연직으로 국회 운영위원회와 정보위원회의 위원이 된다. 여당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장까지 맡는다. 

 

당 대표 등 거물급 정치인으로 올라서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코스가 원내대표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국회의원 시절 그토록 하고 싶어서 몇 차례나 도전장을 냈던 게 바로 원내대표직이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는 특히 대통령과 청와대가 추진하는 국정 운영 방향을 입법으로 뒷받침하기 위는 직책으로 인식된다. 이를위해 누구보다 청와대와 긴밀한 소통과 협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일방적으로 청와대의 의중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야당으로부터 협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고도의 정치력이 필수다. 

 

단지 소통 능력 뿐 아니라 때론 야당에 '당근'을 줄 수 있는 실권까지 지녀야 한다. 협상 과정에서 청와대와 정부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예산이나 법안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청와대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으며 권력 핵심부와 밀착돼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주로 3선 이상의 중진급 의원들이 원내대표에 도전하고 소속 의원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여당 원내대표는 당청 관계 특성 상 당내 주류 세력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여당 첫 원내대표, 그 자체로 권력 핵심부 진입 = 집권 후 첫 원내대표는 어느 때보다 대통령과 청와대 권력과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 인선으로 여겨진다. 권력 핵심부로 발돋움하는 시그널이 되기도 한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첫 집권여당의 원내대표에 친박(친박근혜) 핵심 실세인 최경환 의원이 오른 게 대표적인 예다. 최경환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한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였다.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밀어붙이는 뚝심을 발휘한 원내대표로 평가된다. 황우여 당시 새누리당 대표보다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실제 각종 정책과 인사, 예산 등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뒷말을 낳기도 했다. 원내대표 역임 이후에도 경제부총리로 발탁되는 등 박근혜정부 내내 정권 최고 실세로 자리잡았다.

 

이명박정부 시절 첫 원내대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려대 선후배이자 '형님·동생' 사이로 절친했고 대선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BBK 사건'을 성공적으로 방어해 신임을 얻은 상황이었다. 그는 친이(친이명박))계 수장을 맡진 않았지만 이후 2011년 당 대표까지 승승장구했다.

 

무엇보다 집권여당의 첫 원내대표는 당청 관계에 대한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관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이 정치권의 지적이다. 여당을 대통령과 청와대 국정운영의 종속 변수로 간주한 박 전 대통령은 원내대표 경선에 강한 입김을 불어넣는 등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원내대표를 원했다. 당 지도부 인선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관심은 오로지 원내대표 밖에 없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였다. 

 

◇국회 1호 원내대표는…최다 원내대표 역임은 = 원내대표는 2003년 열린우리당이 민주당과 분당하면서 처음 도입됐다. 원내 중심으로 정책 위주 정책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기존의 ‘원내총무’ 직책을 격상한 것이었다. 첫 원내대표는 고(故)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이었다. 김근태 당시 원내대표는 1인 보스 계파정치와 줄서기 정치를 극복하고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하지 않도록 '당정 분리'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로 인해 집권여당이 청와대나 정부와 수평적 긴장관계를 가져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사람이 원내대표를 세 번이나 역임한 진기록도 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박 전 대표는 2010년 18대 국회에서 민주당 원내대표를, 2012년 19대 국회에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지낸 후 지난해 국민의당 창당 후 첫 원내대표로 추대돼 이같은 '대기록'을 세웠다. 국회의원 다선에 성공하는 것은 물론 정치권 흐름을 주도하는 '정치9단'의 면모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지난 2015년 여름 '배신의 정치'로 정치권을 강타한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배신했지만 국민은 배신하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강요된 원내대표직 사퇴로 오히려 대선주자 반열에 오른 그는 이후 20대 총선에서 공천 탈락과 탈당, 바른정당 창당 등 새로운 '보수의 길' 개척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



'일자리' 홍영표 vs '을지로' 우원식…민주당 새 원내대표 '2파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동훈 기자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원내사령탑 선거엔 홍영표 의원과 우원식 의원(기호순)이 출사표를 던졌다. 모두 3선의 중진이다. 16일 당 의원총회에서 승자가 결정된다. 출마하면서 두 의원은 모두 "민주당 정부를 성공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호 1번' 홍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면서 자신의 도전을 '가시밭길'이라고 했다. 그는 "원내대표의 첫째 과제는 어수선한 집권 첫 해에 우리 당이 구심점이 돼 인수위 없이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을 돕는 것"이라며 △일자리 추경 △개혁입법 로드맵 △공약 실천예산 △국민중심 개헌논의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문 대통령이 가장 중시한 '일자리 정책'에서 강점을 보인다. 본인도 스스로 '일자리·당정청 소통 전문가'라고 했다. 그는 이번 대선 문 대통령의 슬로건 '일자리 대통령'과 일자리 정책을 설계한 것과 20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장으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원내 사령탑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호 2번' 우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 '재수생'이다. 지난해 1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우 의원은 우상호 원내대표에 7표차로 패배했다. 우 의원은 문 대통령이 국정 철학으로 내세운 '더불어 성장'에 맞는 후보다. '을지로위원회'를 이끌었고, '능숙한 협상력'이 최대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을지로위원회는 비정규직 노동자, 중소·자영업자 등 '을'(乙)이 있는 곳을 찾아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출범한 민주당 내 기구다. 우 의원은 "을지로위원회를 통해 정치협상보다 어려운 이해관계가 얽힌 기업, 노사간 협상을 해 왔다"며 "해결될 때까지 협상하는 끈질긴 태도에서 협상력을 검증받았다"고 자신했다. 우 의원은 정책공약 사이트 '문재인 1번가'를 패러디한 '우원식 2번가'를 내놓고, 민주당 의원들의 공약을 총정리해 "책임지고 지원하겠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한편 홍 의원은 친문(친문재인) 진영으로 분류되고, 우 의원은 운동권 출신으로 김근태계이면서 범주류로 분류된다. 우 의원은 문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김상곤 혁신위원회'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이력도 있어 친문 그룹과 거리감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16일 국민의당 세대교체 분기점…새 지도부 원내대표 선거


오는 16일 치러지는 국민의당 원내대표 선거 후보 유성엽·김관영·김동철(왼쪽부터 기호 순) 의원 /사진=뉴스1

창당한지 1년3개월이 갓 지난 국민의당은 16일 원내대표를 뽑고 제3기 지도부를 꾸린다. 출사표를 던진 이는 유성엽(3선)·김관영(2선)·김동철(4선) 의원(기호 순) 등 3명이다. 16일 오전 10시 국회 본관 회의실에서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이들의 정견발표 후 투표가 개시된다. 당규에 따라 재적 의원 40명의 과반인 20표 이상을 얻는 후보가 원내대표로 최종 선출될 수 있다. 후보가 3명인 만큼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자가 20표 이상 얻지 못하면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게 되고 비대위 체제 하에서 당대표를 선출한다. 지도부 교체의 첫 단추가 되는 셈이다.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박지원 전 대표에 이어 주승용 원내대표도 불출마했다. 후보들의 면면도 주류와 거리가 있다. 3명중 2명(유성엽‧김동철)이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김관영 의원은 김한길 전 의원과 가깝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당 쇄신을 앞세운다. 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과 통화에서 "'제3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창당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내부 소통도, 국민과의 소통도 미흡했기에 대내외 소통을 강화해 국민을 감동시키는 정책을 만드는 정책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철 의원도 "문재인 정부 하에서 새로운 국민의당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며 "이전 지도부처럼 '나를 따르라' 식으로 끌고 가려 하면 집단 지성도 모아지지 않고 힘이 실리지도 않기 때문에 당이 우선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관영 의원은 '새정치'와 '제3의 길'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그토록 주장했던 '낡은 정치'와 결별해 실력있는 정책정당, 유능한 수권정당으로 우리 스스로 거듭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젊고 유능한 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쇄신 요구와 함께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다른 정당과의 통합론은 변수다. 유 의원은 "당 대 당 연대 또는 통합은 시급하지 않다"고 다소 유보적 입장을 내놨다. 김동철 의원도 "야당 간 통합 문제는 정치적 상황과 국민 여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충분한 당내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관영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가능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방향성까지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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