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사람들 문재인靑 속속 입성, 인물·정책 교감 커지나

[the300]文 대통령, 朴 시장 혁신 ·정책 높이 평가, 불출마 땐 "국민 감동"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7.05.14 16:35
전병헌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하승창 신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비서관, 김수현 신임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이 1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선발표 마치고 출입기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7.5.14/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박원순 서울시장쪽 인물들을 적극 포용하고 있다. '사람'뿐 아니라 그 인재들로 상징되는 '정책'까지 끌어안은 모양새다.

14일 발표된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은 시민사회 활동 쪽에서 박 시장과 인연이 깊다. 최근까지 서울시 부시장으로 함께 일했다. 이날 발표된 김수현 사회수석은 서울시 싱크탱크 격인 서울연구원 원장을 지내고 대선기간 문재인캠프에 합류했다. 게다가 임종석 비서실장(서울시 정무부시장) 조현옥 인사수석(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까지 하면 '박원순의 서울시'를 거친 인사들이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 참모진의 전면에 포진하는 그림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기간부터 박 시장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박 시장이 민주당내 대선 '잠룡'들 가운데 비교적 정책과 비전 준비가 잘 돼있고 경쟁력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특히 박 시장의 서울시는 청년수당, 사회적경제 등 지자체 단위에서 할 수 있는 혁신·창의적 제도개선을 실제 시도했다. 이 때문에 사회경제적 정책지향이 비슷한 박 시장을 문 대통령의 강력한 대선 라이벌로 꼽는 의견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박 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난 1월 "국민들은 치열한 경쟁에도 관심을 갖지만 또 아름다운 양보와 협력에 더 큰 감동을 받는다"라며 박 시장을 치켜세웠다. 이어 경선캠프 비서실장으로 임종석, 사회혁신위원회에 하승창 전 부시장을 각각 영입했다. 임 실장은 대선 경선과 본선을 거쳐 청와대까지 문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이 됐다. 

이런 인사를 바탕으로 새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및 업무 협조도 긴밀해질 전망이다. 김수현 사회수석은 청와대 정책실에서 교육, 사회, 문화, 여성가족까지 사회적 경제 분야와 직결되는 부분을 담당한다. 하 수석은 새 정부의 사회혁신 분야를 폭넓게 맡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옛 시민사회수석이 시민단체와 네트워크에 집중됐다면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풀뿌리 지역활동들을 포괄하기 위해 사회혁신수석으로 개편했다"며 하 수석이 그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도 2기 임기중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 정치행보를 생각할 때여서 새 정부와 호흡이 절실하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옛 미군기지) 생태공원화, 광화문 재구조화 등 다음 대통령에게 요청하는 과제를 대선주자들에게 제시한 바 있다. 특히 광화문 재구조화는 문 대통령의 광화문 대통령 시대 구현과 직결된다.

단 거론되는 참모들 모두 '박원순계'로 보기 무리란 반론도 있다. 하승창 수석을 제외하면 임 실장은 학생운동권 출신 정치인이다. 조현옥 김수현 수석도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으로 엄밀히 박 시장보다 문 대통령과 인연이 더 오래라는 것이다. 청와대 일각에선 '박원순의 사람들'이 청와대에 대거 입성했다고 보는 시선을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순수' 박원순계는 하승창 수석 정도일 것"이라며 "다른 인물들은 정권을 내주고 야당이 됐을 때 박 시장의 서울시에 둥지를 틀었던 것일 뿐"이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들이 서울시에서 풍부한 행정경험까지 더 쌓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월10일 오후 광화문 광장을 방문해 서울시가 추진중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박원순 서울시장과 엄지를 들어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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