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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된 서훈 전 국정원 3차장이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서 후보자는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막후 주역으로 알려진 대북통이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2002년 청와대 특보 자격으로 방북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에 동행하는 등 우리나라에서 김 위원장을 가장 많이 만나본 인물로 알려져있다. 그만큼 북측 협상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단 평가다. 미국 워싱턴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를 거쳐 해외 업무에도 상당한 전문성이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 개혁 기조와 일치한다. 문 대통령은 국정원 국내파트를 폐지하고 대북한 및 해외, 안보, 테러, 국제범죄를 전담하는 최고의 전문 정보기관인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끊임없이 논란이 돼온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 논란을 근절하겠단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정원의 불법 민간인 사찰과 정치 및 선거 개입, 간첩조작, 종북몰이 등에 연루된 조직과 인력에 대해서도 엄중히 책임을 추궁하고 처벌 형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테러 및 사이버 보안업무와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권한을 남용하거나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국회의 통제장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정원 수사기능은 폐지하고 대공수사권은 국가경찰 산하 안보수사국으로 신설해 일임한다는 계획이다.
서 후보자는 북한 및 해외 전문성을 발휘해 이러한 문재인 정권식 국정원 개혁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특히 서 후보자는 국정원에 국정원에 28년 3개월간 근무한 '전통 국정원맨'으로 국정원 내부를 속속들이 알고 있어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이 더욱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서 후보자는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국정원 개혁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채 오늘에 왔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반드시 선거와 정치개입, 사찰을 근절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건강한 국정원 구성원들이 가장 원하는 상태가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며 "그 열망과 소망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국정원을 정치로부터 자유롭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서 후보자는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정원 국내파트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는 들어가서 살펴보겠다"며 "어떤 것이 가장 빠르게 효과적으로 (국정원을) 정치로부터 떼어낼 방법인지 연구하겠다"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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