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공정·통합의 리더십 '정의로운 대통령'이 온다

[the300]탄핵·촛불이 부른 조기대선, 공정·상식·소통 바라는 국민요구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7.05.10 01:02

19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참석해 손을 들어 환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정의로운 대통령이 온다.

국민은 9일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10일 오전 임기를 시작하는 문 대통령은 보다 정의롭고 국가 혁신에 헌신할 수 있으며, 국민과 공감·소통할 줄 아는 대통령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런 대통령의 모습은 우선 공정한 리더십이다. 문 대통령은 공정이란 표현을 '공평'와 '정의'로 풀어 설명하곤 했다. 밀실에 갇히지 않고 소수 '비선'에 의존하지 않는 투명한 리더십이라야 한다. 국민 누구도 경제·사회적으로 불안해하지 않도록 자유롭되 공정한 경제질서를 세워야 한다. 정의는 곧 '촛불' 민심이 요구한 원칙과 상식으로 연결된다. 국민들은 탄핵 국면에서 좌우 어느 쪽이 집권해도 상식이 통하는 국가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런 '정의'를 실현하자면 국가적 어려움에 대한 도전과 혁신이 불가피하다. 경제와 안보 양면에서 조속한 국정안정이 시급하다. 저성장‧저출산과 청년을 벼랑끝으로 내모는 실업 위기가 심각하다. 안보위기는 예측불허로 치닫는다. 대통령이 정해진 프로토콜이나 일상적 매뉴얼대로 움직여서는 난제를 풀어갈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인생 고비마다 시대의 부름을 피하지 않고 자신을 던져왔다. 변호사에서 정치인으로, 개인에서 공인으로 변신할 때마다 혁신에 헌신했다. 몸담았던 당과 정치세력도 수권능력이 있는 집단으로 개혁했다.

소통하고 공감할 줄 아는 통합 리더십은 국민을 통합해내라는 엄중한 요구에 부응하는 가치이다. 압도적 표차이긴 하지만 그의 출발 조건은 이른바 40%의 지지와 60%의 반대, 지역별 엇갈린 표심이다. 자신을 찍지 않았던 국민까지 품어 안아야 한다. 구중궁궐에서 국민과 단절됐던 과거 대통령들의 모습을 반면교사로 삼아 어렵고 힘든 국민들과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는 공감력을 보여야 한다.

문 대통령은 9일 밤 개표가 37%가량 진행,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광화문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내일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섬기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또 "정의가 바로서는 나라, 원칙을 지키고 국민이 이기는 나라 꼭 만들겠다"며 "상식이 상식으로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대선은 전직 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된 사상 유례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진행됐다. 촛불과 태극기가 어지럽게 뒤섞인 혼란 가운데 국민은 '나라다운 나라'를 갈구했다. 대선 슬로건 가운데 '나라다운 나라'(문재인)가 후보 이름 없이도 가장 높은 선호도를 기록한 바 있다. 민주당은 탄핵 이전 20%대의 지지가 탄핵 국면에서 두 배인 40%대로 확장했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상무는 "국민들이 청산과 통합을 동시에 요구했고 그걸 실현할 적임자로 문 후보를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른바 적폐청산이라는 개혁과 국민통합이 상충되는 가치가 아니라 동전의 양면처럼 동반하는 가치라는 것이다. 김 상무는 "민주당의 상승 외에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약진과 같은 보수의 분화도 탄핵이 불러온 변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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