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꽃 중의 꽃은 토론"…발벗고 나선 '토론 전도사'

[the300] 심현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토론지원팀장

심현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토론지원팀장 /사진=이재원 기자

"민주주의 꽃은 선거라고들 하죠, 선거의 꽃은 토론입니다. 그래서 토론은 민주주의의 꽃 중의 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대선후보 TV 토론회 시청률에 함박웃음을 짓는 이가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조직인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토론위원회) 심현화 토론지원팀장이 그 주인공이다. 2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악청사에서 그를 만났다. 심 팀장이 이끌고 있는 토론지원팀(이하 지원팀)은 선관위 주관 방송 TV토론의 숨은 살림꾼이다. 방송 토론을 위한 인력구성, 예산집행, 사전 회의까지 지원팀을 거친다. 현장에서 스튜디오를 점검하고, 후보자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조치하는 것도 심 팀장의 몫이다. 실시간으로 토론회를 모니터링하며 후보들이 논점을 벗어나면 사회자에게 요구, 다시 주제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것 역시 그의 업무다.

 

심 팀장의 선거관리위원회 경력만 20년이다. 토론 관련 업무는 2004년 제17대 총선부터 맡았다. 처음으로 총선에서도 방송토론회가 도입됐던 때다. 토론위원회도 이때 신설됐다. 심 팀장은 "법만 있고 아무 시스템이 없었다. 맨땅에 헤딩하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이후 13년. 촉박한 장미대선 일정 속, 심 팀장은 대선 토론회를 어떻게 평가할까. 그는 단번에 후보자들의 '토론 의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달변가'라는 정치인들마저 토론을 제대로 하지 못해요. 기본적인 의식이 없는 거죠. 내가 왜 나왔는지를 모르고 있는 겁니다. 공약을 알려 유권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알권리를 충족시켜 줘야 한다는 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정쟁만 하려고 합니다. 자유토론도 마찬가지죠. 자유토론을 허용했더니 주제를 벗어나서 자유롭게 토론을 합니다. 의식이 부족하다는 증거에요."

 

교육과 경험의 부재라는 진단이다. 토론자도, 이를 지켜보는 유권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심 팀장은 '토론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갓 성인이 된 '새내기 유권자'와 초·중·고등학생, 이른바 '미래 유권자'를 대상으로 토론 문화를 전파한다. 대표적인 게 토론대회 확대다. 토론위는 대학생 부문과 고등학생 부문, 두 가지 토론대회를 개최한다.  올해 심 팀장의 목표는 고등학생 부문 대회를 확대, 개최하는 것이다.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예선을 거쳐 총 32팀을 선발, 전국 규모의 토론 대회를 개최한다.

 

각급 학교의 전교회장선거, 학급회장(반장) 선거 등에서도 토론회를 도입하는 '학생회장 임원선거 토론회 지원사업'도 심 팀장의 야심작이다. 토론 진행은 물론 심사까지 지원한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토론 주제 선정도 노력한다. 예컨대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한 수업시간 스마트폰 제출이 합당한가' 등이다. 지난해 겨울 인천 청라중학교를 비롯 3곳 학교에서 시험적으로 실시했다. 호평을 바탕으로 올해는 중·고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대선 직후부터 본격 준비에 들어간다. 이를 위한 예산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실 선관위는 1997년부터 각급 학교의 회장선거 등에 투표함, 기표소 등 투·개표 장비를 지원하는 '절차적 민주주의' 교육을 해왔다. 이 덕에 한국의 절차적 민주주의는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투표율은 여전히 낮다. 토론회와 같은 '실질적 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심 팀장은 판단했다. 결국 유권자를 투표소로 이끄는 것은 높은 수준의 토론회라는 것이다.

 

토론회가 유권자의 판단의 기준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는 데 심 팀장도 동의한다. 그러나 심 팀장은 "자신의 의견을 적절히 드러내는 토론 문화가 활성화 되면, 유권자들도 토론회에 좀 더 가치를 둘 것"이라며 "양질의 토론회는 유권자들의 발걸음을 투표장으로 이끈다. 결국 양질의 토론회가 민주주의를 완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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