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참사? 개표 후 '봉인'하지 못한 1천명의 눈

[the300]민주당 경선 투표소 투표, 후보측 개표 참관인들의 정보 못막아

김성휘 기자,최경민 기자 | 입력 : 2017.03.23 09:56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영등포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당원 및 국민(신청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경선 투표가 마감된 뒤 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함에 봉인지를 부착하고 있다. 2017.03.22./사진=뉴시스

예고된 참사였을까. 지난 22일 전국서 진행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현장투표 가운데 일부지역 결과로 거론되는 '숫자'들이 당일 오후 확산됐다. 당 안팎을 종합하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태였다. 개표는 당일 하되 결과발표는 미루는 방식 때문이다.

투표는 전국 시·군·구에 총 250개 투표소를 마련,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했다. 투표의 전 과정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했다. 여기까지는 순조로웠다.

민주당은 오후 7시경 투표소별 개표를 진행했다. 이때 캠프별로 참관인을 보냈다. 개표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보게 한 것이다. 4명 주자가 모든 투표소에 1명씩 보낸다고 하면 최대 1000명이 개표를 지켜봤다. 이들은 완벽하지 않아도 투표소별 득표결과를 점검할 수 있다. 캠프별로 전국의 자료를 합산하면 결과를 대략 맞출 수 있다.

그런데 결과는 당일 발표하지 않고 투표함은 도로 밀봉했다. 투표함은 당 선관위가 보관토록 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당 선관위는 합산조차 미리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다 호남 충청 등 각 권역별 순회투표때 해당 권역 투표 결과를 합산,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방식은 당과 각 캠프가 합의한 것이다. 즉각 공개든, 지금처럼 사후 합산 발표든 장단점이 있다. 즉각 공개시 숫자가 많지 않은 투표소 투표가 나중에 있을 ARS 투표에 지나치게 영향을 줄 소지가 있다. 반대로 개표는 하되 발표는 하지않는 현재 방식은 결과나 추정치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 때문에 정답이 있기보다 선택의 문제다.

어쨌든 민주당과 각 후보 측의 '선택'은 투표결과 유출이란 최악의 결과를 맞았다. 권역별 순회투표가 가장 빠른 호남(27일)이라면 보관기간 5일이 필요하다. 이 기간 실제결과 유출이나 각종 추측치가 퍼질 것은 예견됐다.

당 관계자는 "즉각 공개와 중간공개가 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 것이고 (지금처럼) 정리했던 합의 방식"이라고 했다. 유출 또는 가공됐을 수 있는 숫자에 대해선 "한 지역에 다른 수치도 있고, 선관위는 집계한 적도 집계할 계획도 없었다"며 "자료 자체는 확인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22일 밤 확산된 수치 대부분이 투표결과가 맞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이 투표관리는 선관위에 위탁했지만 투표함 보관까지 선관위에 맡기지 못했다. 중앙선관위로서도 대선 관리가 목전에 닥쳤고 만에 하나 결과유출이나 봉인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소재도 복잡해진다.

당 선관위는 23일 오전 9시 긴급회의를 소집, 대책을 모색했다. 이번 투표를 전체결과 합산에서 제외해야 하는 것 아냔 요구도 일부 캠프에서 나온다. 반대로 설사 '유출'됐다 해도 부정선거가 이뤄진 것은 아니므로 그 결과를 폐기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분야별

정책

정치

스페셜

사람

뷰300

멀티미디어

예고된 참사? 개표 후 '봉인'하지 못한 1천명의 눈

[the300]민주당 경선 투표소 투표, 후보측 개표 참관인들의 정보 못막아

관련기사

최신뉴스

베스트클릭

최신뉴스

런치리포트

상임위

의원사용설명서 2.0

핫이슈

상임위동향

이주의법안

the300 국회의원 INDEX

生뉴스

내입맛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