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후보가 59% 득표율로 당선 승리…SNS 정치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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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가능성 2% 후보, 불과 석 달 만에 59%의 득표율로 승리'

2015년 9월13일자 영국 주요 일간지들이 하나같이 1면 톱으로 뽑은 기사의 제목이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노동당 대표로 선출된 '제레미 코빈'이다. 1~2%의 실낱 같은 가능성을 대선승리로 이끈 기적의 원천은 바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였다. 2005년 미국 상원의원이 된 정치 신인 버럭 오바마가 거물인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민주당 후보가 된 것도, 나아가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존 메케인을 이긴 것도 SNS를 활용해 젊은 유권자를 파고든 전략의 결과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스마트폰의 보급에 힘입어 2010년 지방선거부터 SNS가 선거운동의 주요 수단으로 부상했다. 이후 치러진 총선·보궐선거에서 SNS가 큰 위력을 발휘하자 정치권은 'SNS 민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조기 대선이 실시되는 19대 대선에서 SNS가 판세를 뒤흔들 위력을 발휘할지 관심을 모은다.

◇힐러리에 뒤진 '오바마' SNS로 젊은층 흡수=SNS가 선거에 부각된 시기는 2008년부터다. 실리콘밸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당시 대통령 후보 버락 오바마는 SNS를 통해 강렬한 선거운동을 펼쳤다. SNS의 위력을 잘 알고 있던 오바마 진영은 SNS 전문가를 선거의 전면에 배치하고 오바마 후보의 메시지를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퍼뜨리고 이들이 다시 퍼 나르는 방식으로 소셜 매체의 위력을 극대했다.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진 선거캠페인에서 오바마는 상대 후보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메시지 생산 및 도달률을 확보함으로써 청년층을 중심으로 지지자를 결집시키는데 성공했다. 또 오바마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유권자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유권자들의 의견을 선거전략 수립이나 정책 결정 등 선거과정에 활용함으로써 상호작용성을 높이고자 했다. 오바마의 이같은 노력은 미국내 정치적 무관심층의 관심을 끌어내 마침내 다수의 지지층을 마련할 수 있었다. 오바마가 2008년 11월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될 무렵 자신의 대표 페이스북 친구는 310만명을 넘었다. 이러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선거전략은 2012년 미국 대선에서도 그대로 적용돼 당시 재선이 불투명하던 오바마 후보는 당당하게 재선에 성공하게 됐다.

2016년에도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가 미국 대선을 뒤흔들었다. 대통령 후보였던 트럼프는 SNS 정치를 통해 각종 이슈를 몰고다니며 SNS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당시 1130만 명의 트위터 폴로워와 1056만 명의 페이스북 폴러워를 보유하고 있던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 경선 기간 내내 각종 정치 현안과 관련된 메시지를 SNS에 쏟아내며 화제를 끌고 다녔다. 이는 1000만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한 오바마 대통령을 훨씬 뛰어넘은 수치였다. 특히 트럼프는 공약 홍보나 치적을 보여주기 보단 상대 후보를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불법 이민, 인종차별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 극단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내뱉으며 미국 정치권을 충격에 빠트리기도 했다. 하지만 SNS 속 지지자들은 이런 극단적인 발언에 열광했고 결국 그는 공화당 후보로 선출됐다.

◇조직·자금력 열세 '노무현·박원순', SNS로 반란=한국에서 본격적인 SNS에 대한 관심은 미국 전 대통령 오바마의 2008년 대선승리가 그의 SNS활용에 의해 가능했음이 매스컴을 타고 전파되면서 시작됐다. 이러한 여파로 SNS에 대한 관심이 국내까지 전파돼 국내의 SNS 이용자수는 급격히 증가했다. SNS의 사용자의 증가와 2011년 헌법재판소에서 SNS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에 대해 한정적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SNS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결국 헌재 판결의 힘을 얻으면서 2011년 4.27 재보선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SNS의 수혜를 받게 된다. 한국에서 SNS의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선거로 꼽힌다. 박 시장이 파워트윗플린 소설가 이외수씨, 조국 서울대 교수 등이 '무소속 서울시장'을 탄생시킨 일등 공신이었다. 이들은 선거전에서 이슈파이터로 활동하며 SNS에서 수많은 사람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이후 2014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후보였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트위터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펼쳐 재선에 성공하게 됐다.

거슬러 올라가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으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을 활용한 선거는 2002년 대선으로 평가된다. 당시 천년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노 전 대통령은 조직이나 자금에서 열세였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한 선거 유세와 지지자 확보에 집중하면서 예전과는 달리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선거운동의 유형을 보여줬다. 선거운동의 틀을 '낡은 정치'에 대항하는 '새로운 정치'로 규정하면서 진보적이고 젊은 유권자들을 동원하기 위해 노력했고 인터넷은 중요한 매개 역할을 수행했다. 노 전 대통령은 선거자금 모금, 자원봉사자 모집 등의 선거운동은 물론 이슈의 제기, 지지 여론의 형성, 투표 참여 독려 등 모든 과정에서 인터넷을 활용했다.

◇정치권 판도를 바꾼 SNS의 위력=SNS가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정보의 확산에 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으로 인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로 치러진 2011년 10월26일의 서울시장 보궐 선거는 진보 대 보수의 대결이었다. 진보 성향을 가진 박원순 후보와 보수 성향의 나경원 후보의 대결이었다. 결과는 SNS를 기반으로 세를 키운 진보 성향의 박 후보의 승리였다.

초기 SNS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를 만드는 생산측면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소셜 보팅으로 발전하는 단계에서는 생산보다 확산이 더욱 중요하다. 확산은 리트윗과 같이 동일한 매체에서 일어나기도 하지만 TV, 신문 기사거리 등 이종 매체 간에 일어나는 확산이 더욱 큰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다. 미디어가 기술의 발달로 정보를 생성하기도 쉬워졌지만 비용이 안드는 손쉽고 다양한 플랫폼이 경쟁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생성된 정보는 소멸하지 않고 시공간을 넘어서 존재하며 복제되고 변형돼 확산된다.

확산형 파워트위터 사용자나 파워블로거들은 선거나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슈가 발생하면 영향력이 더욱 증폭된다. 일상에서 확보한 그들만의 네트워크가 정보의 유통을 쉽게 도우며 같은 성향의 사람들로 인해 확산 및 전파되는 것이다.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 층은 트위터나 미투데이, 카카오톡 등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박원순 후보를 당선시키고자 노력했다. 특히 기존의 것을 유지하려고 하는 성향의 여당보다 변화를 추구하는 야당진영에서 SNS의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인터넷 포털 사이트, 미디어 오늘, 다음아고라, 블로그와 카페, 팟캐스트 등으로 채널을 다각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SNS 수요의 폭발적 증가는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정치적 담론의 장이 인터넷 포털이나 블로그로부터 소셜 네트워크 상으로 점차 확대되는 현상을 유도했다. 이러한 현상은 선거에서 SNS를 잘 활용하지 못하면 패배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을 정치권에 심어줬다. 2011년 12월 당시 국회의원 296명 중 약 51%에 해당하는 152만명이 트위터 계정을 가지고 있었던 상황에서 총선에서의 SNS 역할에 대한 기대와 긴장감으로 평소 유권자와 소통을 하지 않던 많은 후보자들이 SNS를 통한 소통을 해야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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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후보가 59% 득표율로 당선 승리…SNS 정치혁명

[the300][대선기획-SNS 플랫폼]②오바마 'SNS 장악', 노무현 '인터넷 결집', 박원순 '트위터 선거'로 큰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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