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전 대통령, 12∼13일쯤 관저 퇴거…삼성동 입주

[the300] 24시간 이상 '침묵시위'…靑 주말 비상근무 체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 관저 퇴거가 12∼13일쯤 이뤄질 전망이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에도 불구하고 이틀 이상 관저에 머무는 셈이다. 새로운 거처가 될 서울 삼성동 사저의 입주 준비가 늦어지는 데 따른 것이다. 

◇삼성동 사저, 도배·공사 중

11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이르면 12일, 늦어도 13일쯤 청와대 관저를 떠나 삼성동 사저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시간은 언론의 교통량이 적고 언론의 관심도가 낮은 이른 아침 시간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전날 삼성동 사저로 총무비서관실 및 경호실 직원들을 파견, 박 전 대통령의 입주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현재 도배와 청소, 난방 공사 등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수 문제가 발견돼 이에 대한 보수 공사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망 설치 작업은 이날 완료됐다.

삼성동 사저는 박 전 대통령이 1990년부터 2013년 2월25일 취임 전까지 약 23년간 거주한 곳이다. 그러나 시설이 노후한데다 4년 이상 비어있던 터여서 박 전 대통령이 즉시 입주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 퇴임 후에 대비해 삼성동 사저에 대한 리모델딩을 추진했으나 갑작스러운 탄핵으로 계획을 이루지 못했다. 다만 보일러 공사 등 제한적인 보수작업만 이뤄져 있던 상태다.

삼성동 사저 입주의 최대 난관은 경호 문제다. 입지상 경호·경비가 불리할 뿐 아니라 주변 경호동 확보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는 "아직 삼성동 사저 주변에 경호동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당분간 주변 시설을 임시 경호동으로 활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삼성동 사저 내부의 일부 공간을 경호원 대기실로 쓰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현행 법상 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될 경우 전직 대통령에게 주어지는 월 1200만원 수준의 연금과 비서관 3명, 운전기사 1명 지원 등의 혜택은 박탈되지만 경호·경비 등 안전과 관련된 예우는 유지된다.

◇靑 주말 비상근무 체제

전날 헌재는 대통령 탄핵심판 청구를 인용,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했다. 헌재의 결정은 선고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직을 상실하며 민간인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현행 법에는 파면된 대통령의 관저 퇴거 시한에 대한 규정이 없다. 청와대의 시설책임자인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흥렬 대통령 경호실장이 용인할 경우 박 전 대통령은 민간인 신분임에도 예우 차원에서 청와대 관저에 머무는 게 가능하다. 한 실장과 청와대 고위 참모들은 전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삼성동 사저 입주 준비를 위해 박 전 대통령의 관저 퇴거를 며칠 늦추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파면 결정 후 24시간이 지나도록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박 전 대통령은 탄핵 기각 또는 각하시 직접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인용 땐 청와대 대변인 등 측근을 통해 간접적으로 공식 입장을 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초 기각 또는 각하를 예상했던 터여서 헌재의 만장일치 인용 결정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선고 직후 관저로 찾아온 참모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입장 발표 여부는 전적으로 박 전 대통령 본인의 결정에 달려있다"며 "입장 발표의 시점 뿐 아니라 할지 여부조차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수석 이상 고위 참모들은 주말인 이날도 전원 출근해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 실장 등 수석 이상 고위 참모들이 대통령 파면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사표를 제출, 재신임을 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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