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오늘 관저에서 잔다…이르면 주말 삼성동行

[the300] (상보) 경호시설 확보 등 준비 부족…오늘 공식 입장 발표 안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청와대 대통령 관저에 머물기로 했다. 새로운 거처가 될 서울 삼성동 사저에 경호시설 확보 등 입주 준비가 부족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관저 퇴거는 일러도 이번 주말(11∼12일)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10일 "박 전 대통령이 오늘 삼성동 사저로 이동하지 못한다"며 "박 전 대통령은 오늘 관저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고위 참모들은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의 관저 퇴거를 11일 이후로 늦추기로 의견을 모으고 이 같은 내용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날 중에는 삼성동 사저 입주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헌재는 대통령 탄핵심판 청구를 인용,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했다. 헌재의 결정은 선고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직을 상실하며 민간인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현행 법에는 파면된 대통령의 관저 퇴거 시한에 대한 규정이 없다. 청와대의 시설책임자인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흥렬 대통령 경호실장이 용인할 경우 박 전 대통령은 민간인 신분임에도 예우 차원에서 청와대 관저에 머무는 게 가능하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관저 퇴거 후 삼성동 사저로 옮긴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동 사저는 박 전 대통령이 1990년부터 2013년 2월25일 취임 전까지 약 23년간 거주한 곳이다. 그러나 현재 경호시설 확보나 청소 등 입주를 위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삼성동 사저로 총무비서관실 및 경호실 직원들을 파견해 입주 준비에 착수토록 했다. 당초 청와대는 박 대통령 퇴임 후에 대비해 삼성동 사저를 리모델링해 경호시설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갑작스러운 탄핵으로 계획을 이루지 못했다. 현재 보일러 공사 등 일부 보수작업만 이뤄진 상태다.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는 "아직 삼성동 사저 주변에 경호동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당분간 주변 시설을 임시 경호동으로 활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삼성동 사저 내부의 일부 공간을 경호원 대기실로 쓰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현행 법상 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될 경우 전직 대통령에게 주어지는 월 1200만원 수준의 연금과 비서관 3명, 운전기사 1명 지원 등의 혜택은 박탈되지만 경호·경비 등 안전과 관련된 예우는 유지된다.

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하루 이틀 내에는 관저를 비워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가급적 이른 시일내 관저에서 퇴거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사저의 입주 준비가 늦어질 경우 퇴거가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이 우선 삼성동 사저가 아닌 임시 거처로 옮긴 뒤 입주 준비가 되면 삼성동 사저로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중 헌재의 파면 결정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을 계획이다. 당초 박 전 대통령은 탄핵 기각 또는 각하시 직접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인용 땐 청와대 대변인 등 측근을 통해 간접적으로 공식 입장을 낼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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