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의원들 땡땡이에 법안 처리 못한 국회

[the300]

사진=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처

#2일 저녁 국회 본회의장. 본회의를 진행하던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애타게 말했다.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투표가 지연되고 있으니 본회의장 밖에 계신 의원님들은 빨리 본회의장 안으로 입장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날 국회 본회의는 172개의 법안·안건을 상정했다. 부의장이 정족수가 미달한다고 호소하던 순간은 169번째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총격 의혹 진상규명 촉구 결의안'을 투표하던 순간이다. 재석 의원 수는 정족수 150명에 미달한 140여명에 불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물론 광주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당 김경진·권은희 의원도 보이지 않았다. 

소식을 들은 몇몇 의원들이 급하게 본회의장으로 뛰어들어오며 10분만에 해당 안건은 본회의를 겨우 통과했다. 하지만 이후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 조기 완공 및 목포-제주 해저터널 건설 결의안, 2016년도 국정감사 결과보고서, 정무위 국정감사 결과에 따른 감사원 감사요구안 등 3 건은 끝내 처리되지 못했다. 이 뿐이 아니다. 공정거래법,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법, 제조물책임법 등 굵직한 법안들이 본회의에 상정조차 안 됐다.

여야는 2월 국회에서 민생법안들을 처리하지 못했다며 서로를 탓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부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빼라"며 한국당을 몰아세웠다. 박지원 대표도 "알박기 정당·간사가 있는 한 국회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아무 역할을 할 수 없다"며 한국당을 비판했다. 인명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가 정쟁에 빠져있다며 모두 싸잡아 비판했다. 여야의 네탓 공방 속에 스스로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 

국회에서 정쟁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의원들이 본회의를 땡땡이쳐 법안 통과가 무산되는 건 다른 문제다. 국회가 이런 모습을 보이고도 의원들이 장관을 도맡아 하는 의원내각제나 국회에서 뽑힌 총리가 내치를 책임지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하자는 얘기를 할 수 있을까? 3일부터 오는 4월1일까지 3월 임시국회가 열린다. 하지만 이런 식이면 3월 국회라고 별 다를 게 있을지 모르겠다. 바닥에 떨어진 정치권에 대한 신뢰를 되찾는 건 국회의원들의 몫이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