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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노골적 '사드 보복'에도 무기력한 정부

[the300]中, 北 끌어안으며 신냉전 대결구도 공고화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자국 여행사를 통한 한국관광 상품 판매 금지령을 내리자 국내 관광면세점 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3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중국의 최대 여행사인 중국여행사(CTS) 한국지사(서울본사)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뉴스1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한국 관광상품 판매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지만, 정부는 여전히 '신중 대응' 입장을 고수하며 무기력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 中당국 개입에도 사실상 '무대응'=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여유국은 전날 베이징과 상하이 등 20여개 지방정부 국가여유국 책임자들을 소집, 오는 15일부터 한국 여행상품을 판매 금지하라고 구두지시했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노골적으로 사드 보복조치를 취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등의 사드 보복조치는 민간 차원에서 암암리에 이뤄져왔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공식적으로 사드 보복조치에 나섰음에도 정부의 대응은 소극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외교부는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사실이라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합당한 조치를 기대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보도가) 사실이라면 국면이 달라질 것이다. 그땐 분명히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끝까지 구두지시를 발뺌할 경우 대책에 대해선 "지금 답변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조치에 대해 국제규범 위반 여부를 면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기존에 수차례 밝혔던 선언적 입장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중국 측의 사드 보복조치 문제가 불거져도 "사드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주권적·자위적 조치"라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최근 사드 부지가 최종 결정된 후 중국이 관영매체를 동원해 '준(准)단교' 가능성과 군사적 압박까지 거론하며 공격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도 외교부는 중국 측에 외국기업에 대한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라고 우회적으로 요구하는 선에 그쳤다. 정부는 중국 측의 조치를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중국 정부의 책임을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어 유보한 만큼 남은 카드가 많지 않다.

 
◇中, 사드압박 전방위 확대할 듯= 한편 중국은 최근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국제사회에서 궁지에 몰린 북한을 적극 끌어안으며 한미에 사드 배치 결정 철회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28일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을 베이징으로 초청하고, 왕이 외교부장과의 회담 내용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북중 친선 관계를 과시했다. 중국이 여전히 북한 문제의 중요 당사자임을 과시함으로써 한미일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달 28일 러시아와 외교차관급 회의에서 사드 배치 반대 입장를 거듭 확인하는 등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구도를 유도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 사드 문제는 시진핑 주석이 직접 언급했을 만큼 핵심이익과 연계시켜 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국의 보복조치는 관광, 경제, 외교, 스포츠교류 등 전방위로 그 속도와 폭을 넓혀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교수는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해 "중국 정부의 조치가 확인되면 이미 때가 늦은 것인데 아직 사실 확인중이라니 해법이 없다는 방증"이라며 "사드를 배치해도, 배치하지 않아도 중국과 미국의 반발에 직면하게 된다. 지금 같은 탄핵정국에선 민감한 사안의 절차를 일단 중단하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국과 한국의 경제적 상호 의존관계가 높다는 점에서 중국의 보복조치가 전면적으로 확대되진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센터장은 "중국 정부가 대량보복 수준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먼저 강수를 두는 것보다는 중국의 보복 증거를 갖고 대응하는 것이 설득력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고용한 인원만 수만명이어서 양국 경제보복이 진행되면 우리만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다"라며 "안보문제를 경제관계에 깊게 결부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중국을 이성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보복 조치가 한국 기업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롯데는 그룹 롯데면세점 홈페이지 해킹과 불매운동 고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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