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대표소송제 2월 처리 사실상 무산…與野 막후 설전

[the300][상임위동향](종합)與野 회의 파행 후에도 책임 미루며 갈등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법사위 소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자투표제와 다중대표소송제 등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조항이 담긴 상법 개정안의 2월 국회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큰 틀에서 2월 국회 처리에 합의했지만 상임위에서 막혔다. 다중대표소송제의 적용 범위와 발동 요건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 이견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7일 오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개최하고 상법 개정안 등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지만 다중대표소송제 등에 대한 여야 양측의 첨예한 입장 차이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심의 과정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 개회 초반부터 법안 심사 과정에서 쌓였던 갈등이 터져 나오며 거친 언변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법안 자료를 집어던지는 등 험악한 모습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박범계 의원의 오만불손한 언행으로 파행됐다"고 주장했다. 

소위는 속개 시간도 정해지지 않고 파행돼 결국 유회(流會)될 것이 유력하다. 지난 24일 소위에서는 야당 의원들은 상법 개정안의 신속한 법안 처리를 주장한 반면 김진태 의원 등은 다중대표소송제의 적용범위를 넓히는 것을 방지하고 소송 발동을 위해서는 법원의 허가를 받는 등의 요건을 추가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의 주주가 자회사의 임원들의 잘못된 경영행위에 대해 소송을 걸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다. '경제민주화 전도사'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상법개정안이 기업 경영권 방어를 취약케 할 수 있다며 차등의결권제 등도 함께 도입하자고 반발해 왔다. 

여야는 파행의 책임이 상대 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잘 들어보지도 않고 우리가 반대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성질내고 밥상을 차버린 것"이라며 "자칭 '촛불혁명' 법안이면 무조건 찬성해야 하나.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교육을 받을 의원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촛불법안은 민주당때문에 처리되지 못했음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소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김 의원의 행동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오늘 김진태 간사는 처음부터 상법을 처리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 아니었겠냐"며 "법안심사1소위 위원장으로서 지금까지 논의됐던 법안들에 대한 성과를 내기 위해 김진태 간사의 조건을 수용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김진태 간사는 비협조적으로 일관하다 급기야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버렸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번에 상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지난 소위에서 김진태 간사가 지적한 부분을 최대한 반영한 수정안도 마련했지만 김진태 간사는 일정에 원하는 법을 다 포함시켜주니 이번에는 순서를 트집 잡았고 새롭게 입법례를 지적하며 10분간 시간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법무부 상사법무과의 입법례 설명이 마음에 들지 않자 위원장의 더 들어보자는 만류에도 서류를 던지고 나가버렸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김진태 의원이 지적한 자회사 규정이나 법원 허가 조건 등 모든 것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며 "의사진행 과정을 문제 삼는다면 얼마든 사과하거나 유감을 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든 소위에 들어온다면 한밤중이라도 개의할 수 있다"고도 반박했다.

이어 "여야 수석들이 합의한 사항까지 무시한 채 여러 핑계들로 법안심사 소위를 파행시킨 책임은 김진태간사와 자유한국당에게 있다"며 "그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법 개정안 발의에 참여했던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이날 회의를 참관한 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유감을 나타냈다. 박 의원은 "결국 2월 개혁국회는 말잔치로 끝났다"며 "개혁 국회라던 2월 국회의 초라한 모습에 분노할 국민들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의 분노가 지금 자유한국당을 향할지 모르지만 민주당을 비껴가지도 않을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상법 개정법안을 만들고 민주당 원내지도부, 각 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 법사위원장과 법사위원들 등 관련 의원들에게 자료를 들고 일일이 찾아다니며 호소했던 저로서는 너무나 허무한 일로 슬프기도 하고 화도 난다"며 개인적인 소회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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