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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등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특검기간 연장 및 개혁입법 관철을 위한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특검 수사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정치권에서는 특검이 이대로 종료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대로 이대로 종료하고 다시 검찰에 넘기는 편이 낫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오는 25일까지 수사 기한 연장이 되지 않으면 특검은 특검법에 따라 기한 마지막 날로부터 3일 이내에 검찰에 다시 사건을 넘겨야 한다. 이에 야3당은 22일 오전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이 더욱 필요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특검을 연장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특검 수사 기한 연장을 승인하는 것이다. 황 권한대행이 침묵을 지키고 있어 사실상 황 권한대행의 승인에 의한 특검 연장은 물건너갔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지난 21일에도 야4당 대표가 회동을 갖고 "오늘까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거세게 압박했지만 총리실 관계자는 "특별히 코멘트할 계획이 없다"고 사실상 특검 수사기한 연장을 거부했다.
다음으로는 박주민 의원 등이 발의한 특검법 개정안을 오는 23일 열릴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방법이 있다. 본회의는 다음달 2일에도 열리지만, 특검 수사 기한이 이달 28일 까지인 만큼 내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통과시켜야 수사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특검법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기한이 총 120일로 늘어, 현재 상황에서는 50일의 추가 수사 기간이 확보된다.
그러나 특검법 개정안은 아직 법사위 문턱도 넘지 못한 상황이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법사위 간사가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상정할 수 없다"고 결사 반대 중이고, 권성동 법사위원장 역시 4당 합의 없이는 전체회의 상정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야권 관계자도 "법사위 상정은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고 잘라 말했다.
결국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국회법상 의장은 천재지변이나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 의장이 각 당의 원내대표와 합의하는 경우에는 안건을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야4당은 '대통령 탄핵'이 국가 비상사태인 만큼 정 의장의 직권상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정 의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 대선 주자들까지 "특검법 직권상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정 의장은 애매한 태도를 취하며 회피하고 있다. 정 의장은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합의하면 직권상정이 가능하지만 자의적으로 하기는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중이다. 탄핵이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과도한 것 아닌가 싶다"는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중대차한 사안인 만큼 야당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물밑작업과 설득을 진행하고 있기는 하다"면서도 "본회의 당일인 내일까지 협의가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마지막 방안으로 '법안 우회 상정'도 거론된다. 우회 상정은 의원 30명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상임위에서 부결된 법안을 7일 이내 본회의에 올릴 수 있도록 한 국회법 87조를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실효성은 거의 없다.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헌법상 정부가 15일 이내에만 공표하면 되기 때문이다. 황 권한대행이 28일 이후 공표할 경우 이미 종료된 특검 수사기간에는 아무 효력이 없다.
연장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 속에서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 연장에 소극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두 가지 이유이다. 먼저 특검이 연장돼 박근혜 대통령이 사법 처리되면 보수 진영의 재결집으로 야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정치적인 판단이 있다.
또 특검이 판을 벌려둔 만큼 검찰로 넘기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전체 수사에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만 한 사건이라 70일로도 부족했던 수사 기간에 50일 연장한다고 해도 뾰족한 수가 없다"며 "검찰로 이관해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장기적으로 수사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의원총회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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