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희정 충남지사는 22일 "경제,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대한민국에는 '일대혁신(一大革新)'이 필요하다"며 협치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개별 법률 통과 수준이 아닌, 국가개혁과제의 일괄 통과가 가능해야 위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안 지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기업 생태계, G2 체제, 복지, 국가재정 등 모든 분야에서 지금 방식대로 가면 위기에 빠진다"며 "혁신 조치라는 것이 법률 한두 개 통과시켜서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의회와 협치를 통해 우리가 당면한 과제와 갈등을 생산적으로 논의하고 풀어낼 것"이라며 "연정과 다수당의 총리 추천을 통해 협치를 상시적으로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당선된다면 대선 과정에서 각 후보와 정당이 국민에게 한 약속과 개혁과제 목록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의회에서 가장 안정된 다수파를 형성해달라고 촉구할 것"이라며 "안정적 다수파와 함께 연정 수준의 협치 국정을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또 연정의 주체가 대통령이 아닌 정당이 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도 행위자 중 한 사람이 되겠지만, 국회 다수파를 구성하는 문제는 정당 대표의 몫이 크다"고 했다. 다만 안 지사는 '연정'이 의원내각제가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 안 지사는 "지금의 정치문화에서 의원내각제를 도입하면 오히려 싸움만 날 것"이라며 "헌법을 그 나라 현실에 맞춰서 운영하는 능력이 민주주의의 역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또 '헌법재판소가 만일 탄핵 기각 결정을 내리면 조건 없이 승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헌법 기관 존중이라는 문제는 당연한 답이 나오지만, 기각할 경우 국민이 가질 상실감을 생각하면 '헌법이니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차기 정부에서 6.15 남북공동선언에 명시된 대로 3차 남북정상회담을 한다면 서울에서 할지 평양에서 할지 답해달라는 질문에는 "제 생각이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질문자가 "안 지사 말고 누가 있냐"고 하자 안 지사는 "대화가 된다면 서울에서 초청해서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답했다. 

‘차기 대통령이 중국과 미국중 어디를 방문해야 하나’는 질문엔 “미국 행정부의 아시아 태평양 전략이 세팅되는 올해 여름 전에 미국을 급하게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도 오랜 친구로 잘 지내야 할 나라“라며 ”외교적 프로토콜이 한쪽에 쏠리듯 행보를 하는 것은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미동맹 관계를 심화시키고 중국과 협력의 폭과 깊이를 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선한 의지 발언 논란'과 관련 안 지사는 "상대방의 (비난의) 말을 내가 대화로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선 나를 공격할 의도라고 여기기보단 문제의식이 있으니 저런 말을 한다고 받아들여야만 대화할 수 있다"며 "지난 7년간 지방정부 책임자로 대통령 수준은 안 되지만 모든 책임과 원망을 들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예, 아니오'를 요구하는 단답형 질문에 주로 서술형 답변을 내놓은 안 지사 화법에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언론인들은 "말을 너무 어렵게 한다"고 앞다퉈 지적했다. 한 패널은 "혹시 사모님과도 이렇게 대화하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안 지사는 "의도해서 말을 묘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내가 대선과정에서 훈련받을 대목이 요점을 간략하게 말하는 것이다. 인정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