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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기간 연장 여부에 박근혜 대통령의 운명이 달려있다. 특검 수사기간이 이달말에서 다음달말 이후로 연장되고 다음달 중 탄핵심판 청구가 인용된다면 박 대통령은 특검의 구속수사와 뇌물죄 기소의 위험에 노출된다. 그러나 현재로선 수사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박 대통령이 특검의 대면조사를 끝까지 거부할 경우 여론에 떠밀려 수사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특검 연장법 직권상정?…"4당 합의해야"
특검의 수사기간을 연장할 방법은 2가지다. 첫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특검 수사기간의 30일 연장을 승인하는 경우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정치적 기반을 공유하는 황 권한대행이 이를 승인할 공산은 크지 않다. 두번째 방법은 특검법 개정이다. 특검의 수사기간을 현행 70일에서 120일로 자동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특검법 개정안(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그러나 여당이 특검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는 게 변수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 법안을 직권상정하지 않는 한 개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 의장은 직권상정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다. 정 의장 측 관계자는 12일 "직권상정은 여당을 포함해 원내 4당이 모두 합의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만에 하나 특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황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해 발효를 막을 수도 있다.
현행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은 임명 후 20일 동안 수사 준비기간을 가진 뒤 70일 간 사건을 수사하고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길 수 있다. 그 기한이 오는 28일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다음달 이후로 넘어감에 따라 박 대통령은 적어도 이달말까지는 현직 대통령으로서의 불소추특권을 유지하게 됐다. 특검으로선 수사기간 연장 없인 박 대통령을 구속수사하거나 뇌물죄로 기소하는 게 불가능한 셈이다. 특검이 수사기간 연장 없이 이달말 해산할 경우 박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검찰이 맡게 된다.
◇대면조사 거부 땐 여론에 밀려 특검 연장 가능성
그러나 검찰이 박 대통령에 대해 특검이 수사해온 뇌물죄를 적용할지는 의문이다. 검찰은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수사 당시 박 대통령에 대해 뇌물죄 대신 직권남용, 강요,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만 적용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1억원 이상의 뇌물죄의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 형에 선고되는 집행유예의 범위를 벗어나 유죄 선고시 실형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뇌물죄가 아닌 다른 혐의만 적용받는다면 퇴임 후 집행유예를 통해 실형을 피할 수도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이 특검의 대면조사를 끝까지 거부할 경우 특검 수사시간 연장의 정치적 명분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여론에 떠밀린 국회가 특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황 권한대행도 여론을 고려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약속대로 특검의 대면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최근 특검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대면조사 성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박 대통령이 일정 유출 문제를 이유로 당초 9일로 예정됐던 특검의 대면조사를 취소한 뒤 양측은 아직 본격적인 일정 조율에 나서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이 대면조사의 일정과 장소에 대해 사전 비공개를 요구하고, 특검은 이에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협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특검은 박 대통령을 상대로 대면조사를 위한 출석통지서를 보내는 강공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특검의 대면조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사전 비공개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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