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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
박근혜 대통령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사실상 전면전에 돌입했다. 양측의 갈등이 날로 고조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대면조사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위해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키로 했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흥렬 대통령 경호실장의 압수수색 영장집행 불승인 처분에 대한 취소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청와대의 압수수색 불승인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이뤄진다. 청와대가 지난 3일 압수수색을 가로막은 데 대한 맞대응이다.
특검은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할 경우 즉각 청와대 경내로 진입해 압수수색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이 경우에도 청와대가 압수수색을 거부한다면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는 게 특검의 입장이다. 만약 청와대 내부에 대해 압수수색이 이뤄진다면 헌정 사상 첫번째 사례가 된다.
그동안 특검은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등 혐의 입증을 위해선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대통령 관련 자료는 법적으로 무단 파기가 불가능한 만큼 경내 압수수색이 이뤄질 경우 증거 확보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르면 누구든 무단으로 대통령기록물을 파기·손상·은닉·멸실 또는 유출해선 안 된다.
특검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하면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금까지 청와대는 군사·공무상 비밀과 관련된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 압수수색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 110조·111조를 근거로 경내 압수수색을 거부해왔다. 대신 특검이 원하는 자료 목록을 제시하면 임의제출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특검이 청와대를 상대로 강공에 나서면서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둘러싼 양측 간 협의도 난항이 불가피해졌다. 박 대통령 측은 일정 유출 문제를 이유로 당초 9일로 예정됐던 대면조사를 취소한 바 있다. 양측 모두 대면조사 일정을 다시 협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론 이후 현재까지 아무런 접촉이 없는 상태다.
박 대통령 측이 여전히 대면조사에 대해 사전 비공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그러나 특검은 비공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9일 대면조사와 관련, "상호 간에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은 가급적 피해 조율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칫 또 다시 사전 유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비공개를 약속하기 곤란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검이 끝까지 비공개 요구를 거부할 경우 대면조사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이 헌법상 불소추특권을 내세워 대면조사를 거부할 경우 특검으로선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 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미 약속한 만큼 대면조사는 받을 것"이라면서도 "비공개가 원칙인 만큼 변호인단이 비공개 문제까지 포함해 특검 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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