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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대표연설로 본 4당4색 대표정책-중점법안/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
교섭단체 대표의 국회연설은 국회 회기마다 진행하므로 희소성이 크지않다.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번갈아 맡아 의외성도 떨어진다. 2월 임시국회는 달랐다. 대선과 개헌, 각종 경제정책에 대한 각 당의 차별화 지점을 보여줘 주목도가 높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분야에서 소득향상과 생활비용 감소를 제시했다. 최저임금법을 고쳐 최저임금 하한선을 전체 근로자 급여의 절반 이상으로 하자고 했다. 임대차 보호법 등 소득격차 완화책도 중시했다. 전월세 거주자 등 폭넓은 지지층을 겨냥한 셈이다. 반면 청년층 지지열세가 약점으로 지적되는 새누리당은 청년문제가 제1과제라며 2030세대를 겨냥했다. 학비부담을 줄이고 임금체불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당은 교육부 폐지로 상징되는 교육개혁을 아예 '교육혁명'으로 이름 붙이고 드라이브를 걸었다. 만3세부터 유치원 2년과정을 시작하고 초등과 중등을 각각 5년씩 나누는 파격적인 학제 개편안도 있다. 바른정당은 공정거래 질서와 혁신성장 강조에선 야권과, 규제프리존특별법 제정과 같은 중점법안에선 새누리당과 보조를 맞추는 절충 입장을 보였다.
대선과 개헌시기에 대해 제각각이었다. 새누리당은 분권형 대통령제로 대선 전 개헌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바른정당은 대선 전 개헌을 불가능하다고 봤다. 대신 내년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데 일치했다. 국민의당은 대선 결선투표제를 다시 요구했다. 민주당, 국민의당은 18세 선거권 부여를 동시에 주장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탄핵심판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4당은 이른바 '재벌개혁'에는 한목소리였지만 그 방법에 온도차가 컸다. 새누리당을 제외하면 모두 다중대표소송제, 집중투표제 등을 도입하는 상법 개정에 적극적이다. 새누리당은 상법에 부정적인 대신 부당한 기부금을 강요하는 '준조세' 관행 근절법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4당 연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는 자료를 마련, 언론에 배포하는 적극성도 보였다. 원내 1당을 뺏기고 정권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야3당과 비교해 여당의 정책 우위를 내보이려 한 셈이다.
한편 국민의당은 이례적으로 대표나 원내대표가 아닌 안철수 '전 대표'를 연설자로 세웠다. 전례는 있지만 현재 아무 당직이 없는 평의원을 내세운 건 당의 간판급 대선주자를 부각하려는 전략이 깔렸다. 박지원 대표가 결단하고 주승용 원내대표가 전격 수용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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