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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갈림길…'유승민식 보수' 증명할까

[the300][대선주자사용설명서-유승민]①그는…한국의 에드워드 버크를 꿈꾸다

해당 기사는 2017-02-08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유승민이 새누리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국회 본회의장을 내려왔던 2015년 4월. 한 새누리당 의원은 “오늘 유승민의 이 연설이 앞으로 새누리당의 바이블(성경)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야당도 찬사를 보낸 이날 연설은 ‘자랑스런 보수’의 시작을 알리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보수의 새 지평을 열겠다"던 유승민의 연설은 '새누리당의 바이블'이 되지 못했다. 유승민은 새누리당을 나와야 했고 보수 대통령과 보수 정당은 실패했다. 유승민이 없는 새누리당은 오른쪽 끝으로 가는 듯 하다.


유승민은 새누리당을 나와 바른정당을 만들었다. 그 스스로 ‘보수’를 다시 내걸고 대선 주자로 나섰다. 보수 진영에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불리한 구도인데도 보수를 앞세운다. 일각에선 그가 지역적 한계(대구‧경북)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중도 개혁 성향의 경제정책 등에도 불구, 보수의 깃발을 부여잡는 유승민의 모습에 대한 평이다. 유력 후보가 없는 보수 진영의 현실, 단단한 보수 지지층 기반 등 정치적 셈법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유승민은 왜곡된 보수를 바로잡는 것, 한국 보수주의를 정립하는 것을 사명처럼 받아들인다. 그가 정치에 입문하면서부터 한결같이 얘기해온 것도 그렇다.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 유승민이 꿈꾸는 보수다.


보수에 대한 그의 집착은 '근대 보수주의의 아버지' 에드먼드 버크를 떠올린다. 버크는 우리에겐 보수주의자의 대명사지만 당시 보수적 성향의 토리당이 아닌 진보적 성향의 휘그당원이었다. 그는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 반동적 보수를 혐오하고 대신 점진적 개혁을 추구하는 보수주의의 기조를 확립했다. 바른정당이 새누리당과 차별화를 선언하며 '깨끗하고 따뜻한 보수', 일명 '깨따 보수'를 내세운 것과 같이 말이다. 


유승민은 새누리당에서는 다 펼쳐보지 못했던 '보수의 새 지평', '자랑스런 보수'의 가능성을 확신으로 보여줘야 할 책임을 짊어졌다. 대선은 본격적인 시험대다. 우선 국정 농단 사태의 핵심 책임 세력을 제외한 보수 세력들을 규합하고 보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유승민식 보수'의 가치를 증명해 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보수의 대표선수 싸움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앞서있다. 대선을 앞두고 코너에 몰린 기존 보수 진영에는 오히려 우경화 바람이 거세다. 유승민도 ‘우클릭’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선거 전략 상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한 시국비판 전시회 논란과 관련한 캠프 내부 상황이 이를 잘 보여준다. 새누리당이 보수층을 의식해 연일 표 의원에 대한 비판에 열을 올리자 유승민 캠프 내에서도 이에 동참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유승민에게 쉽게 돌아서지 않는 보수층에게 어필해보자는 의미에서다. 지지율 1%가 아쉬운 터라 모든 참모들이 이를 주장했다. 하지만 유승민 혼자 반대했다. 보수 진영이 갈림길에 서 있는 2017년, 유승민이 꿈꾸던 보수의 가치를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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