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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정치' 지켜온 뚝심, 정치 문법 바꾼 3당체제 안착까지

[the300][대선주자사용설명서-안철수]②키워드-안철수 '현상'을 구체화하다

해당 기사는 2017-02-07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지난해 6월29일 국민의당 당 대표실. 최고위 회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간밤 왕주현 전 당 사무부총장이 '4·13 총선 리베이트 의혹' 사건으로 구속됐기 때문이다. '새정치'를 걸고 출범한 국민의당이라 충격이 더욱 컸다. 안철수 전 대표의 최측근 박선숙 사무총장과 김수민 의원에 대한 영장 청구도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었다.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엄중한 징계가 불가피했다. 이날 최고위에서 대국민사과와 함께 당헌·당규에 따라 기소된 인사들에 대한 당원권 정지를 의결할 예정이었다. 당 내부에서는 징계가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중징계로 대응할 경우 오히려 정치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인정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볼맨소리도 나왔다. 

안 전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오히려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새정치라고 판단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회의 자리에서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라며 전격 사퇴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간곡히 말씀드린다"고도 했다. 7개월후. 서울서부지법은 당시 기소됐던 7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키워드①-'책임정치'] 

안 전 대표를 이해하는 키워드는 '책임정치'다. 기득권을 이용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기존 정치에 대한 반성이 출발점이다. 그가 2014년 7·30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서 물러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대표가 사퇴할 것까지 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책임정치'의 구현을 위해 대표직을 포기했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할 때도 내걸은 명분은 '책임'이었다. 문재인 대표가 10·28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했는데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과의 합당 이후 이어진 선거 때문에 미뤄뒀던 '새정치'의 실현을 위해 혁신전당대회를 제안했다. 그러나 거부당하자 탈당 후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일부에서는 '철수정치'라고 비아냥대기도 한다. 권력의지가 없다보니 툭하면 사퇴한다는 소리도 했다. 2012년 대선에서 단일화를 추진하다 결국 불출마를 선언한 것을 대표적 사례로 든다. 그러나 안 전 대표의 설명은 전혀 다르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책임정치의 일환이었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같은 경우에는 '제 모든 것을 걸고 후보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국민들께 약속을 했다. 즉 국민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단일화 협상이 사실상 결렬로 가는 상황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기 위해 불가피하게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열린 창당 1주년 기념식에서 박지원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 집권'이 적힌 돌잡이 족자를 펼치며 미소짓고 있다. 왼쪽부터 박지원 대표, 안철수 전 대표, 권노갑 상임고문. 2017.2.2/사진=뉴스1

[키워드②-안철수 '현상'을 넘어 '효과'로]

안 전 대표가 정치를 시작한 이후 5년간 우리 정치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다당체제다. 안 전 대표는 2013년 재보궐 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뒤 꾸준히 창당을 시도했다. 거대 양당의 기득권·패권구조에 대한 창조적 파괴자 역할이 국민이 안 전 대표에게 기대하는 모습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맨주먹으로 창당하는 것이 만만치는 않았다. 그는 2014년 민주당과 함께하며 야권을 혁신하는 노선을 걷기도 했다. 하지만 곧 한계를 절감하고 탈당, 지난해 2월2일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안 전 대표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혁신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얘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4·13 총선이 다가올수록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야권 분열에 따른 3자 대결은 야권의 필패를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안 전 대표는 그러나 양당이 대표하지 못하는 중도 성향의 합리적 개혁 세력이 존재하며 그들이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나타날때가 됐다는 믿음 하나로 총선을 치렀고, 결국 38석의 안정적인 3당을 만들었다.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민심 '안철수 현상'이 3당 체제를 통해 구체화된 것이다. 다당체제는 협치가 불가피하다. 과반을 넘는 다수당이 없다보니 승자가 패권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 당과의 협력이 필수적인 구도다. 다당제에 부정적이었던 여의도 정치인들도 이제는 모두 협치를 말하고 있다. 이미 여의도의 새 문법으로 자리은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가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을 둘러본 뒤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듯이 낡은 과거는 새로운 미래를 이길 수 없다"고 밝혔다. 방미 중인 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기술은 조용히 스스로를 준비하다가 어떤 순간이 되면 갑자기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우리의 일상을 무자비할 정도로 순식간에 뒤바꾸어 놓는다. 자동차가, 스마트폰이 그랬다"며 이렇게 썼다. (안철수 페이스북) 2017.1.7/사진=뉴스1

[키워드③-4차 산업혁명과 미래 먹거리]

안 전 대표를 이해하는 세번째 키워드는 '4차 산업혁명'이다. 그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에 참석한 이후 4차 산업혁명을 입에 달고 살아왔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을 술술 꿰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 측면에서는 재앙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그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발표한 '2+5+5+2 학제안'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보통교육과 전문교육을 분리해 보통교육 시기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창의력과 인성 등을 교육한다는 계획이다.  

그가 4차 산업혁명에 집중하는 것은 그의 인생사와도 무관하지 않다. 안 전 대표는 의대를 나왔지만 취미 생활이던 PC에 빠져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이후 카이스트와 서울대에서 융합학문을 가르쳤다. 2011년에는 서울대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을 직접 만들기까지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그는 최근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물리학 박사다. 국가 중요 현안을 다루는 전날 이미 핵심을 모두 이해한 가운데 회의 참석해 결정 내린다. 그것이 쌓이고 쌓인 것이 지금 독일의 경쟁력이 됐다"며 "이제 우리나라도 전문가와 토론해 정책 결정을 할 수 있는 대통령을 가질 때가 됐다. 그런 점에서 저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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