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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전경/ 사진=뉴스1 |
3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을 거부한 청와대가 특검에 대해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며 공식 비판하고 나섰다. 대국민 여론전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세력을 결집, 특검과 헌법재판소를 압박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까지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에 사실상 동조함에 따라 사상 초유의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은 이번에도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늘 특검은 헌법상 소추가 금지되는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집행을 시도했다"며 "불소추특권은 대통령이 재직 중 국가를 대표하면서 그 신분과 권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헌법상 보호조치로, 아직 탄핵심판 결정이 내려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한 영장으로 무리한 수사를 실시하는 것은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점에서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 정 대변인은 "특검이 청와대 압수수색과 관련해 영장 집행 장소와 대상을 최소화했다고 주장했으나 제시한 영장은 무려 10개로, 국가기밀 등이 포함된 청와대 내 대부분의 시설을 대상으로 삼았다"며 "비서실장을 비롯해 여러 수석실과 비서관실 뿐 아니라 행정요원 근무지, 차량, 컴퓨터, 전산자료까지 대상이 광범위해 특검이 얘기한 제한적 수색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는 군 부대가 상주하는 곳으로 다수의 군사시설이 설치돼 있고, 군사상 비밀에 의해 특정경비지구, 국가보안시설 가급으로 지정돼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다"며 "전략적 군사적 이익이 있는 각종 비밀자료가 각 사무실에 산재해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형사소송법 제 110조에 의거해 경내 진입이 불가함을 특검 측에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특검은 오전 10시부터 청와대에 대한 경내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청와대의 반대로 끝내 경내에 진입하지 못하고 5시간 만에 철수했다. 이에 특검은 청와대의 상급기관에 해당하는 황 권한대행에게 불승인 사유의 부적절함을 제시하고 협조를 요청키로 했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 측은 이날 "대통령 비서실장, 경호실장이 관련 법령에 따라 특검의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에 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청와대의 손을 들어줬다.
청와대가 경내 압수수색을 거부한 근거는 군사·공무상 비밀과 관련된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 압수수색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 110조·111조 조항 등이다. 다만 이 조항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이날 압수수색은 불발됐지만 특검이 다시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시도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특검이 법원에서 받은 압수수색 영장의 유효기간은 특검 1차 수사 종료 시점인 이달 28일까지다. 특검은 오는 9∼10일쯤으로 예정된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에 앞서 증거를 확보하고 분석하기 위해 반드시 사전에 청와대 압수수색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이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해 이미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특검의 경내 압수수색은 이번에도 실현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박 대통령과 정치적 지지기반을 공유하며 최근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황 권한대행이 이후에도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허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결국 임의제출 방식으로 갈음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특검이 지목한 압수수색 대상에는 비서실장실, 민정수석실, 정책조정수석실, 부속비서관실, 경호실, 의무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의 피의자인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김기춘 전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의 직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곳들이다. 그러나 특검은 박 대통령이 거주하는 관저는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했다. 불소추특권이 있는 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 강제수사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건국 이래 검찰 등 수사기관이 청와대 경내를 압수수색한 사례는 단 한차례도 없다. 지난해 11월23일 특수본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무유기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적은 있지만, 청와대 경내가 아닌 외부 별도 건물이었다.
건국 이래 검찰 등 수사기관이 청와대 경내를 압수수색한 사례는 단 한차례도 없다. 지난해 11월23일 특수본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무유기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적은 있지만, 청와대 경내가 아닌 외부 별도 건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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